교보생명, 국내파 사외이사 전원 변경 [지배구조 분석]외국계 주주측 2명 '재임 가능'..국내파 2명 '자격 제한'
안영훈 기자공개 2016-02-22 09:00: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7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민영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 주요 경영이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해 눈길을 끌어 온 교보생명의 이사회가 구성원 변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주주측의 추천으로 선임된 사외이사가 아닌 유필화·김형철 사외이사가 대상이다.사외이사의 장기 재직을 제한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까진 아직 6개월의 시간이 남았지만 2014년 말 도입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부합하는 이사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신창재 회장 아군 유필화·김형철 사외이사 '자격 제한'
2014년 우리은행 민영화,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의 주요 경영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 보험산업의 정체에 대비해 신사업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항상 최종 결정을 이사회 몫으로 넘겼다.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일반적 인식을 깨고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민영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는 모두 불발됐다.
교보생명 이사회는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는 유필화, 김형철, 박영택, 하리 라잔 등 총 4명으로, 이 중 박영택, 하리 라잔 사외이사는 각각 어피니티와 코세어 등 외국계 대주주의 입장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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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대주주측 사외이사에 맞선 국내파 사외이사는 유필화, 김형철 사외이사로, 이들은 신창재 회장의 든든한 아군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3월 교보생명 사외이사 4명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따르는 교보생명 정관에서 사외이사의 임기는 초임의 경우 2년이다. 이후 매년 연임이 가능하지만 최대 재임기간은 5년이다.
2014년 최초 선임된 하리 라잔 사외이사의 경우 올해 초임 2년 임기만료로, 매년 연임을 통해 향후 3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할 수 있다. 나머지 3인의 사외이사는 오는 3월 재선임 임기가 만료되지만 어피니티 부회장인 박영택 사외이사의 경우 재선임이 가능하다. 2012년 10월 신 회장의 추천으로 교보생명 사외이사가 된 박 사외이사의 경우 사외이사 재직기간이 5년을 넘지 않았다.
외국계 주주측 사외이사 모두 임기만료시에도 재선임을 통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반면 국내파 사외이사들은 교체가 불가피하다.
특히 유필화 사외이사(성균관대 교수)는 2010~2011년을 제외하고 2000년부터 교보생명의 사외이사를 맡아오면서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에서 활동한 장수 사외이사지만 오는 3월 교보생명과의 인연을 마감해야 한다. 현 교보생명 정관은 물론 사외이사 총 재임 연수를 6년으로 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8월 시행)에 모두 적용받기 때문이다.
유 사외이사와 함께 국내파 사외이사로 꼽히는 김형철 사외이사(전 제일화재 대표이사)도 2011년 6월 최초선임으로, 올해로 최대 재임기간 5년을 채우고 물러나야 한다.
◇신규 사외이사 선임, 위원회 2년 초과재임 문제 해소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국내파 사외이사 2명이 모두 물러나면서 교보생명은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새로운 우호관계를 맺어야 한다. 대신 신규 사외이사 선임으로 인해 그동안 골치 아팠던 이사회 내 위원회 연임제한 문제를 풀 수 있게 됐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선 사외이사가 보상위원회 및 그 밖에 이사회가 정하는 이사회내 위원회에 연속해 2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 임기만료 시점의 불일치, 재임 제한시 이사회내 위원회의 구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경우엔 예외적으로 재임을 인정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사외이사 3명이 4년차 이상이었던 교보생명은 지난해부터 이사회내 위원회 2년 초과재임 문제를 겪어 왔다.
실제로 지난해 교보생명은 박영택 사외이사가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재임 2년이 초과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나머지 3명의 사외이사와 자리를 맞바꾸는 경우의 수를 헤아렸지만 이 경우 다른 사외이사가 재임 2년 초과에 해당됐고, 결국 교보생명은 이사회내 위원회 구성 및 원활한 운영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박영택 사외이사의 보상위원회 위원 재임을 예외적으로 인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명의 사외이사가 5개 위원회에서 2명 이상 소속될 경우 시간이 흐르면 재임 2년 초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신규 사외이사 2명이 선임되면 자연스럽게 사외이사의 위원회 재임 2년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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