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해운 지원 나선 대한항공, 채권회수 언제쯤 담보권 해지 '영구채 투자자'로 지위 변동, 원리금 유입 불투명

김창경 기자공개 2016-02-26 08:26:51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5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결국 자회사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에 동원됐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하 영구채) 전량을 인수했다. 한진해운에 유입된 자금은 대한한공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는데 쓰였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채권자에서 영구채 투자자로 위치가 바뀌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항공이 원금 2200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24일 2200억 원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작년 3분기 기준 한진해운 지분 33.23%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영구채를 전량 인수했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자금을 활용해 상표권, 런던 사옥 등의 담보권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이를 기반으로 3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자금거래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항공은 2013년 10월(1500억 원)과11월(1000억 원) 두 차례에 걸쳐 한진해운에 총 2500억 원의 자금을 1년 동안 대여했다. 2014년 10월 만기가 돌아오자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에 한진해운 보통주 4109만 1173주(2157억 원), 선박 6척(감정가액 628억 원) 등을 담보로 맡기고 만기를 연장했다.

2개월 뒤 한진해운은 에이치라인해운 주식 233만 6316주(감정가액 1190억 원)를 새로운 담보로 제공하고, 한진해운 주식 2729만 1173주와 선박 2척에 대한 담보권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300억 원을 상환했다. 이후에도 담보물을 바꿔가며 만기를 연장했으며 이번에 영구채 발행자금으로 2200억 원을 모두 상환했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영구채 발행 덕분에 한진해운의 연결 부채비율은 2015년 말 848%에서 640%로 208%포인트나 하락했다.

정작 대한항공은 이득을 본 게 없다. 회수 가능성이 큰 담보물을 내어주고,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한진해운의 영구채를 손에 쥐게 됐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소득이 소폭 늘어나게 됐다. 과거 한진해운의 담보대출 금리는 6% 수준이었다. 영구채 발행금리는 1년 차에 9.575%, 2년 차에 10.575%로 책정됐다. 3년 차부터는 14.575%다. 대한항공은 1~2년 차에만 44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받게 된다. 담보대출 때보다 약 180억 원이 더 많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원할 경우 이자 지급이 유예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영구채 원금 22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계기업에 직면한 한진해운이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해도, 대한항공에 차입금을 상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영구채 만기는 30년이지만 현실적으로 3년 이후부터 14%가 넘는 금리를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한진해운은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이자 지급을 미루거나 다른 형태의 상환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은 과거에도 있었다. 대한항공은 2014년 6월 한진해운의 4000억 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1주당 매입가는 5400원이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한진해운의 주가는 3005원이다.

한진해운의 2015년 3분기 기준 차입금은 약 6조 원이다. 이 가운데 공사모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이 1조 4870억 원이다. 연내에 공모사채 6958억 원, 사모사채 2947억 원 등 약 1조 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2251억 원이다. 자력으로 공모사채를 갚기는 벅찬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해운사의 자구노력으로 개별 부채비율이 400% 이하에 도달할 경우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구채 발행을 고려한 한진해운의 개별 부채비율은 586%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