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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운업계, 한진해운도 불안 부채비율 848%, 자본잠식률 37%…올해 1조 사채 만기

길진홍 기자공개 2016-02-15 06:32: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해운시장 장기 부진이 국내 해운사를 강타하고 있다. 잇단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동량 감소와 운임료 하락에 발목을 잡혀 맥을 못 추고 있다. 대규모 영업결손으로 자본이 줄고, 이를 메우기 위해 차입금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내 1위의 해운선사인 한진해운은 지난해 연결기준 369억 원의 영업 흑자를 냈다. 매출액은 7조 7355억 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순익은 30억 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분기별 실적을 들춰보면 상황이 확 달라진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49억 원, 1884억 원이다. 4분기에만 3분기 이익 실현 규모와 맞먹는 손실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컨테이너 1208억 원, 벌크선 275억 원, 기타법인 3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사실상 어닝쇼크 수준의 적자를 봤다.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펼쳤으나 막판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료 하락과 물동량 감소 여파를 견디지 못했다. 미국 경기 성장과 유럽 양적완화 확대에 따른 물동량 확대를 기대했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유가 약세로 인한 연료비 절감과 용선료 인하 등의 원가 하락을 감안하면 4분기 손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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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는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 영업결손에 따른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3분기 현재 687%에서 848%로 치솟았다. 부채 감축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2000억 원 이상 줄면서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자본총계는 7832억 원으로 납입자본금(1조 2263억 원)의 36%를 잠식당했다.

이는 지난해 연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4년 이후 채권단 지원과 병행해 전용선 사업부분 유동화(3000억 원), 노후선박 매각(1365억 원), 유상증자(4000억 원), 영구교환사채(2000억 원) 발행 등을 통해 약 2조 원의 유동성을 축적했다. 이로 인해 14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이 절반 수준인 700% 아래로 떨어뜨렸다.

자본 확충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결손으로 재무구조가 다시 훼손된 셈이다. 외견상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로 자본의 50% 이상을 잠식당한 현대상선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재무건전성 악화는 차입금 상환 우려를 낳고 있다. 한진해운의 2015년 3분기 현재 차입금은 약 6조 원이다. 이 가운데 공사모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이 1조 4870억 원이다. 연내에 공모사채 6958억 원, 사모사채 2947억 원 등 약 1조 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3분기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2251억 원. 자력으로 공모사채를 갚기는 벅찬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만기 도래하는 사모사채에 대해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을 활용한 차환을 검토 중이다. 공모사채에 대해서는 100% 상환을 전제로 자금 운용 스케줄을 짜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조율을 통해 영구채 발행 등 추가 자금 마련도 검토 중이다.

당장 오는 3월 공모사채 700억 원, 사모사채 1127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4월에도 공모사채 2000억 원가량의 만기가 잡혀 있다. 단기간 내 해운시황이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난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4분기 물동량 감소 등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며 "회사채 등 차입금 만기와 관련해서는 대응 방안을 수립 중이며,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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