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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설립 신풍속도 [thebell desk]

김동희 기자공개 2016-03-08 08:19:57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가 떠들썩하다. 벤처기업 등록 숫자가 3만 개를 넘고 연간 벤처투자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업계는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흑자를 달성한 벤처캐피탈도 넘쳐난다. 벤처조합을 보유한 곳들이 대부분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다. 성과보수를 지급한 벤처캐피탈 역시 늘어 수 억 원대 성과급을 챙긴 심사역이 등장하고 있다.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하나 둘 성과로 이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과실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제2의 벤처 붐으로 불리는 호황은 벤처캐피탈의 생태계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우선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자본금을 50억 원 이상 보유하지 않더라도 창업 초기기업 투자가 가능한 '마이크로VC' 를 만들 수 있다. 개인투자조합과 엔젤투자조합에 대한 정부 지원도 늘어 벤처캐피탈을 설립하기만 하면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작년 한해에만 14곳의 벤처캐피탈(신기술금융회사 제외)이 신설됐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올해도 신규 벤처캐피탈 설립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인력이동은 잦아졌다. '대박'을 이끌 전문 투자 심사인력을 확보해야 조합 설립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연봉만 높인 뒤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먹튀' 심사역마저 목격된다.

심사역들이 직접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는 움직임도 늘었다. 최근 A사의 대표펀드매니저는 성과급 지급을 놓고 경영진과 갈등을 빚자 퇴사를 결정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 심사역들과 신생 벤처캐피탈을 만들기 위해서다. 자금 지원을 약속한 투자자도 이미 확보해 벤처캐피탈 신설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벤처캐피탈에서 근무한 B심사역 역시 신기술금융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퇴사했다. C심사역은 이제 막 태동한 마이크로VC에 합류해 조합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증가는 그 자체로 긍정적이다. 정책자금의 레버리지를 통해 창업·벤처기업 지원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기술 전문가를 벤처투자 심사역으로 영입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설립 경쟁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이미 우수 심사역을 확보하기 위한 인력 쟁탈전이 인건비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영진과 심사역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벤처투자금액은 이제 막 2조 원을 넘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많은 규모를 자랑하지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얘기다. 다행히 최근 2~3년간 정부의 정책자금이 넉넉하게 쏟아지면서 국내 벤처캐피탈업계는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신생 벤처캐피탈이 업계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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