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5000억 원이 넘는 돈이 투자됐다. 단기간 이렇게 큰 자금이 쏠린 건 시장이 태동한 이후 처음이다. 새로 설정된 펀드도 20여 개에 달한다.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투자자문사와 재야의 고수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진입 문턱이 대폭 낮아진 덕이다. 운용사 설립 기준이 자기자본 6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크게 완화됐고 최소 가입 기준도 5억 원 이상에서 1억 원 이상으로 확 내려갔다. 보다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유도하고 투자자 접근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신생사들은 규제 완화 덕에 시장 진입이 가능했지만 그 내용이 기존 규율과 상충한다고 이야기한다. 한 펀드에 49인 이하의 투자자만 가입 가능하다는 기준이 소규모 펀드를 난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까딱하면 펀드 규모가 49억 원에서 그칠 수 있다. 운용 기간이 짧아 기관투자가를 받기 힘든 경우에는 덩치를 키우기 더 힘들다. 최근 신생사들이 비슷한 펀드를 연달아 내놓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설정액이 적으면 관리가 부실해지고 그 결과 수익률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50억 원 미만의 공모펀드 청산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블록딜 등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 노릴 수 있는 투자도 하기 힘들다.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유도해 시장을 풍성하게 한다는 개정안의 취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49인 규제'는 사모펀드 관련 법이 개정될 때마다 도마에 올랐던 내용 중 하나다. 그러나 2004년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구분하기 위해 도입된 이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10년 이상이 흐를 동안 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헤지펀드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적합한 규제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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