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알짜사업 매각..양날의 칼 유동성 확보, 차입금 등 대응…중장기적 영업현금창출력 악화 우려
김병윤 기자공개 2016-03-09 09:29:58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16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사업부를 연달아 매각한다. 현금창출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두산건설이 사업부 매각에 성공한다면 급한 유동성 확보는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알짜배기 사업부가 떨어져 나간 만큼 향후 현금창출력이 약화될 위험은 내재해 있다.두산건설은 지난 4일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 매각을 위해 잠재매수자들과 다각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앞서 렉스콘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두산건설의 총 차입금 규모는 1조 5061억 원에 달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4월 렉스콘사업부 내 인천공장 등 5개 공장에 대해서 매각을 실시해 총 1295억 원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관심은 두산건설이 HRSG 사업부문과 렉스콘 매각으로 얼마 정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다. 두산건설은 2013년 HRSG사업부문을 두산중공업에서 영업양수했다. 당시 영업양수 대가는 대략 5716억 원으로, 영업양수 대가에는 현금 4000억 원과 부채 2000억 원이 포함돼 있었다. 현금과 부채를 상계했을 때, 실질적으로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에 지불한 금액은 3716억 원 정도로 볼 수 있다.
2013년 매각 당시 HRSG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4300억 원, 8% 정도였다.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0% 정도를 보이고 있고, 감가상각비 수준을 감안하면 EBITDA는 대략 500억 원 정도로 산출된다. 여기에 업계에서 통상 보고 있는 EV/EBITDA 멀티플(6~8배)을 적용할 경우, 기업 가치는 대략 3000~4000억 원 정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자산(자산-부채)은 대략 3000억 원 정도다.
최근 무산되긴 했지만 신영증권 PE는 약 3000억원~4000억원 수준에서 HRSG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했었다. 펀더멘탈 상 향후 매각가격 역시 이같은 범주 내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얼마나 될지에 따라 매각가격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물적분할 공시된 렉스콘 경우, 순자산 규모는 117억 원 정도다. 렉스콘이 최근 영업을 하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시가보다는 장부가로 가치가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매각가격은 117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산건설이 렉스콘 분할·매각과 HRSG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동성 규모는 대략 3117억~4117억 원 정도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의 22~29% 정도 규모다. 따라서 매각을 통한 유동성이 차입금 상환에 쓰일 경우 상환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차입금의존도가 7~9%p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알짜배기 사업부문을 매각에 따른 영업창출력 악화는 장기적으로 손해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RSG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132억 원으로 두산건설 사업부 내 두 번째로 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RSG 사업부문은 2014년과 2013년에도 각각 221억 원, 154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각각 9%, 12%로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 내 알짜인 HRSG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은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매각은 가격과 시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건설이 보유한 기술력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판단하지만 그것이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그룹 차원을 떠나서 알짜 사업 매각 후 두산건설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지가 두산건설 신용도에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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