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11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된 지 2년이 채 안되는 신생 투자자문사 카이투자자문이 일임계약고 1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1차 투자자 모집 중단(소프트 클로징)에 나섰다. 카이투자자문은 중소형주 중심의 운용을 하는 자문사로 KB투자증권의 특정 PB센터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자금 몰이에 성공했다.

◇목표금액 도달, 소프트 클로징…"약속 지켰다"

지난 7일 안창남 카이투자자문 대표는 자사 일임형 상품의 1차 소프트 클로징을 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고객들과 PB들에게 전달했다.

이 편지에서 안 대표는 "증권사 PB분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저희 회사 운용규모가 많이 늘어 1차 목표금액을 달성하게 됐다"며 "고객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하자는 회사 설립초기의 취지에 맞춰 기존 고객분들의 수익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3월말 기준으로 1차 마감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이투자자문의 자금모집 중단은 회사 설립 초기 안 대표가 공언했던 바다. 중소형주 위주로 운용하는 자문사이다보니 계약고 1000억 원이 넘어설 경우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이달말 1차 클로징을 하고 운용 인력 보강을 통해 자금 모집을 재개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최근 2~3년간의 상황이나 앞으로 업종대표주 상승보다는 중소형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운용규모가 너무 커지는 것이 오히려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카이투자자문의 1차 소프트 클로징에 대해 투자자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카이투자자문이 중소형주 스타일이다보니 적당한 덩치로 운용하는 게 낫고 또 초심을 잃지 않고 약속을 지켰다는 데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

증권사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투자자문사의 경우 계약고를 확대하려는 유혹이 많을텐데 설립 당시 공언했던 소프트클로징 약속을 지키면서 오히려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20% 목표 고위험 투자자 타깃, 중소형주에 특화

카이투자자문은 지난 2014년 6월 설립된 신생 자문사다. 동양자산운용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안창남 대표가 설립한 곳으로 목표 수익률을 20%로 잡고 있다. 카이투자자문은 중소형주 투자에 특화돼 있어 고위험 투자자들을 주 고객으로 삼고 있다. 카이투자자문의 포트폴리오는 배리어 및 광학용 플라스틱 필름 업체인 아이컴포넌트 등 우량 중견기업 20개 정도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주도 일부 편입하고 있으나, 코스닥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월등하다는 게 판매사인 KB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이전까지 카이투자자문 상품 가입 최저한도는 3000만 원으로 타 자문사에 비해 낮았다. 4월 이후부터 이를 1억 원으로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에 대한 입소문을 타면서 계약고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KB투자증권을 통한 고객 유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KB투자증권 일산PB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카이투자자문 일임 상품을 팔았는데 누적수익률이 두자릿수를 기록, 일산PB센터 판매 상품중 수익률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일산PB센터에는 KB국민은행도 입주하고 있어 은행 고객들도 일부 카이투자자문 상품에 가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KB금융 계열사들의 고객 기반은 엄청나다"며 "카이투자자문이 KB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건 향후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기 1년인 카이투자자문의 일임계약은 수시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 원. 보수는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A형은 선취 수수료 1%에다 1년 만기시 원금대비 10% 초과하는 수익의 10%이고, B형은 선취보수 없이 1년 만기시 원금초과 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