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수익·재무 '날다'…시장 반응은 수요 많은 AA급 단기물 구성…운전자본 부담 등 투자압박 변수
김시목 기자공개 2016-03-24 09:06: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3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KAI는 수년간 완제기 분야의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지속적인 외형 확대에 성공해왔다. 또 고수익 기체부품 분야의 현금창출력을 꾸준히 제고해온 덕에 양 사업을 기반으로 견조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업계에서는 KAI가 단기물로만 트랜치를 구성한 만큼 수요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우량 이슈어(Issuer)의 단기물 회사채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KAI는 공모 예정액인 2000억 원 전량을 3년물로만 조달할 예정이다.
다만 발주처 예산 집행시기나 대형 프로젝트 인도시점을 전후로 운전자금 변동성이 높아지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선제 투자부담 탓에 중단기 영업창출현금을 웃도는 투자 압박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 풍부한 수요기반 'AA급 단기물'…견조한 사업·재무 실적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내달 20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3년 단일물 구성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달 자금은 '한국형 전투기 개발(KF-X) 사업'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는 K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KAI는 지난 1999년 대우중공업, 삼성항공산업, 현대우주항공 3사의 공동 출자로 설립됐다. 군용항공기의 연구개발, 양산, 유지보수, 기타 방산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는 군수사업(2015년 매출비중 37.7%)과 완제기 수출 및 민간항공기 부품 제조 등을 수행하는 민수사업(62.3%)으로 구분된다.
KAI의 영업실적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771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010억 원으로 급속히 성장(연평균 성장률 15.7%)했다. 지난해 영업실적은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 9000억 원, 28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7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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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의 재무안정성 역시 주력 사업의 수익성 및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견조함을 자랑한다. 실제 2011년 상장 공모자금(1860억 원) 유입 이후 수익창출력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자본을 축적, 양호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확보(2015년 말 부채비율 131.5%, 총차입금/EBITDA 1.1배)하고 있다.
IB 관계자는 "KAI의 신용등급은 'AA-(긍정적)'이지만 사실상 'AA0'에 준하는 민평금리를 유지해오는 등 우량한 재무실적을 보유했다"며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우량 발행사의 단기 회사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KAI의 3년물 회사채에 대한 관심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운전자금 변동성, 투자압박 우려…최대주주 리스크도 상존
KAI의 운전자금 부담은 군수 및 완제기 수출부문의 경우 각 계약체결 조건 등에 따라 차별화돼 나타나지만 자금결제 조건이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부 예산의 집행시기 및 대형 프로젝트의 인도시점을 전후한 단기 운전자금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KF-X 사업' 등 대규모 체계개발 사업의 경우 투자 분담 및 효율성 강화란 명분 탓에 총 개발비의 10~20%를 프로젝트 참여기업이 선행 투자를 집행한다. KAI 역시 상당 수준의 자금소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중단기 영업창출현금을 상회하는 투자 압박이 지속될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KAI의 매출·외형·수익기반의 확대 전망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KF-X, T-X, LAH/LCH 등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수주·진행 추이에 따른 영업실적 전망과 선제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은 모니터링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신용평가사들은 소유구조 변동 가능성과 발생 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달 기준 KAI의 주요 주주는 산업은행(26.8%), 한화테크윈(6.0%), 현대자동차 (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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