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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KAI 블록딜 시도했었다..한화 先手에 중단 한화 수요예측 직전 월크로싱 타진…향후 지분매각 재개 가능성 상존

민경문 기자공개 2016-01-25 13:46:5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2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테크윈이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4%를 블록딜 매각한 가운데 현대차도 매각을 시도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준비한 시기는 비슷했지만 한화테크윈 측이 거래를 선점하면서 블록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가흐름에 따라 현대차가 KAI 지분 매각을 재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화테크윈이 보유중인 KAI 지분(10%) 가운데 5% 블록딜에 나선 건 5일 장마감 이후였다. 작년 말 이후 KAI 주요 지분에 대한 공동매각 제한이 풀리긴 했지만 한화테크윈이 이렇게 빨리 처분에 나설 것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더구나 KAI 경영권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지목돼 왔던 한화테크윈이었다. 목표물량을 처분하는 데 실패하긴 했지만 현대차와 두산 등 여타 주주 입장에선 제대로 '뒷통수'를 맞은 셈이었다.

실제 현대차는 한화테크윈이 5일 본격적인 수요예측에 착수하기 직전 보유중인 KAI 지분(10%)의 일부 매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삼아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월크로싱(wall-crossing) 여부를 타진했던 것. 월크로싱은 매도자 측이 블록딜에 앞서 해외 수요를 태핑하기 위한 종종 시도하는 영업기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화테크윈이 먼저 블록딜을 추진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결국 진행했던 매각 작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한화테크윈의 블록딜 이후 곧바로 동일 회사의 물량을 파는 것이 모양새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부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때 9만 원을 웃돌았던 KAI주가는 한화테크윈의 지분 매각 이후 6만 원대로 추락했다.

시장 관계자는 "당장의 현금 확보가 시급하지 않은 현대차였지만 한화테크윈에 선수를 뺏겼다는 측면에서 보면 금전적인 평가손실뿐만 아니라 자존심에도 적잖이 상처가 됐을 것"이라며 "결국 주관사를 포함한 매도자 측의 전략적 실패"라고 설명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현대차 역시 KAI 지분의 매각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추후 언제든 다시 블록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또 다른 주주인 두산이 이미 KAI 지분(4.99%)을 전량 처분했다는 점 역시 오버행 이슈를 줄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결국 아직 KAI 잔여 지분(6%)이 있는 한화테크윈과 함께 다시 한번 블록딜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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