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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특화=크라우드펀딩 특화?' 되든 안되든 '고민'

신민규 기자공개 2016-04-01 10:56:26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1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이 끝났다. 무려 13개 증권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증권사 수만 봐도 사활을 걸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싶다.

하지만 실상은 다소 달랐다. 외견상 사활을 건 것처럼 보였지만 중기특화 IB가 되더라도 계륵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곳도 다수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중기특화 IB를 크라우드 펀딩 업무에 주력하는 증권사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발단은 금융당국이 지난달 중기특화 IB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크라우드 펀딩 주선 능력이 중요하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크라우드 펀딩 주선 실적을 시장참여 의지 항목에서 중요한 평가요소로 고려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이 불특정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투자 창구를 말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중기특화 IB가 제공할 수 있는 기업금융 업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을 먹여살릴 만큼 주된 영역이라고 보기 힘들다. 증권사들이 벌써부터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미명 아래 리스크가 높은 투자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증권사들이 중기특화 IB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딜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제공하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고자 함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스타트업 지원은 고려대상이 되기 어려웠다.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꼭 스타트업에서 찾아야 할 이유가 없기도 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지금도 증권사들이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할 뿐이다. 크라우드 펀딩과 엮일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탈조차도 리스크가 높아 조심스러운 대상이다. 고사 위기의 중소형 증권사들이 돈도 안되고 리스크도 높은 곳에 모일 리가 없다.

PT를 앞둔 상황에서 실무자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과제로 놓고 머리를 쥐어짰던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증권은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로 등록돼 있는 점을 적극 어필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관련 업체와의 제휴를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중기특화 IB로 선정되는 동시에 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하는 열의를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

중기특화 IB가 가야할 길은 어디일까. 금융당국은 중소형 증권사에 새 먹거리를 찾아주려고 이 일을 시작했다. 아직 시장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크라우드 펀딩에 5개 중기특화 IB가 달라붙어 얼마나 먹을거리를 찾을지 모르겠다. 시장이 열릴 수 있도록 마중물부터 대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의도라면 중기특화 IB에 떨어지더라도 크게 아쉬워할 일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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