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07일 09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에서도 규모의 경제는 지극히 당연해졌다. 전처럼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수작을 탄생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해외에서 투자금을 대거 유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자본 투입이 일상화된 여느 산업과 다르지 않다."최근 문화콘텐츠업계의 대작을 만든 인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쏟아진 의견들이다. 논리는 하나같이 문화콘텐츠도 대규모 자본에 기반을 두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제작비의 폭증에 대해서도 별다른 걱정이 없어 보인다.
드라마의 경우 회당 제작비가 수억대로 올라가는 것이 부지기수다. 대부분은 배우와 작가 섭외에 수반되는 돈이다.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을 호가하는 스타배우가 흥행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우 몇 명 출연시키고 회차를 곱하면 총 제작비가 100억 원대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전만 해도 문화콘텐츠산업은 소위 배고픈 산업으로 꼽혔다. 현재는 한류 등으로 해외수출이 일상화되면서 이러한 선입견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일부 대작을 제외한 중소 규모의 문화콘텐츠 제작 현실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제작 현실이 양극화되면서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느낀다는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화콘텐츠업계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도한 제작비와 여기에서 비롯된 모럴해저드에 대한 반성이다. 한 문화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제작비의 상세내역으로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함구하기 시작한다"면서 "고품질의 작품을 찍기 위한 물리적인 비용만 존재한다면 입을 다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값비싼 탁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탁자는 작품을 찍는 동안 잠시 빌리면 되는 소품이다. 그런데 대규모의 제작비를 지원받으면 해당 탁자를 그냥 구입해버린다. 작품을 찍은 이후에는 관계자의 집에 떡 하니 놓이게 된다. 단적인 예지만 이렇게 새나가는 돈도 정말 많다" 벤처캐피탈 심사역의 한탄이다.
문화콘텐츠업계도 다른 산업과 같이 경제적 논리가 성립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오면 보다 좋은 작품이 탄생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제작비가 일상화되고 상세내역이 불투명한 것은 또다른 문제로 작용한다. 규제는 현상에 후행하는 만큼 업계의 선제적인 자정작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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