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모태펀드 이관…착수 시점 '물음표' 자본시장연구원의 용역결과 '중장기' 단서 놓고 공방이어질 듯
양정우 기자공개 2016-04-08 08:24:57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7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수산식품모태펀드(MIFAFF Fund of Funds)의 운용기관이 사실상 한국벤처투자로 확정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관 시점으로 모아지고 있다.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협의 사항"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장고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농식품모태펀드의 이관 이슈를 둘러싸고 맞섰던 두 부처가 이번에는 이관 시점을 놓고 '2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농식품모태펀드의 운용기관이 현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에서 향후 한국벤처투자로 재정립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그동안 기재부는 한국벤처투자의 실리, 농식품부는 농금원의 명분에 힘을 실어왔다. 하지만 중지를 모으기 위해 자본시장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그 결과 "중장기적으로 한국벤처투자가 낫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결론에 붙은 '중장기'라는 단서가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중장기라는 표현과 함께 하나의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농식품모태펀드가 국내 농수산 생태계에 제대로 안착한 경우에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 경영체와 자본시장의 거리감이 좁혀졌을 때 한국벤처투자가 운용을 전담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농식품모태펀드의 자생이 어렵다면 한국벤처투자에 맡기는 게 아직 이르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일단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한국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 운용)와 농식품모태펀드(농금원)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건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척박한 농식품 분야를 개척해온 농금원의 고유 역할을 인정한 셈이다.
벤처캐피탈업계는 기재부가 원하는 연구용역 결과를 얻어낸 만큼 농식품모태펀드의 이관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공식 발표회와 두 부처의 검수 절차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이관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본시장연구원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논의해 나가겠다"며 "기재부 단독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고 농식품부와 한국벤처투자, 농금원 등과 협의를 통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식품부에서는 중장기라는 단서에 힘을 실어 이관 시점을 늦추는 방향으로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농식품모태펀드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홀로서기에 성공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로 이관되면 당장 농업이라는 타이틀로 중기·문화·특허 등 여러 분야와 경쟁해야 한다.
농식품모태펀드가 운용자산 67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배경에는 농금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별다른 지원없이 다른 인기 분야와 경합한다면 벤처캐피탈로부터 외면을 받아 도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농식품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앵커 출자자(LP)인 농금원이 운용사(GP) 업무를 지원한다는 게 자본시장의 룰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농업 생태계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실무자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라고 말했다.
농금원은 2010년 농식품모태펀드의 출범과 동시에 운용을 전담해왔다. 농식품부에서 출자 예산을 받아 자조합인 농식품펀드의 운용사(GP)를 선정했고 농식품모태펀드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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