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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진해운 포기..신용도 실보다 득 크다 추가 계열지원 차단 효과…2200억 한진해운 영구채, 손실은 불가피

민경문 기자공개 2016-04-25 13:30:3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2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키로 하면서 모회사 대한항공의 신용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그 동안 계열사 지원 확대는 대한항공의 주된 신용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에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 의사를 전달한 만큼 대한항공의 향후 신용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대한항공이 앞서 출자전환 형태로 매입한 2200억 원어치의 한진해운 영구채에 대해선 자산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오는 25일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한진해운을 강하게 압박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무엇보다 6월 말 19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다른 방안을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를 결정한 만큼 대한항공과의 연결고리도 사실상 끊어지게 됐다.

시장의 이목은 당장 대한항공의 향후 신용도 변화에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은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한 계열 지원 확대가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판단해 왔다. 올해 3월 대한항공 신용등급 전망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조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일단 신용평가업계는 조 회장의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 결정을 둘러싸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한진해운에 대한 '꼬리자르기' 의사를 밝히면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막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구조가 계속 되다가는 자칫 대한항공마저 손 쓸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계속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으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대한항공이다. 4% 대 고금리를 바탕으로 리테일 시장에서 물량이 소화되긴 했지만 언제까지 이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최근에는 10년 만에 사모시장에서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결정으로 지금까지 지원해 준 자금을 액면 그대로 회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올해 2월 사들인 2200억 원 규모의 한진해운 영구채는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존 대여금을 영구채로 교환하는 사실상의 출자전환이었다. 이 같은 자산훼손은 부채비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회사의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은 모회사 입장에서 자산가치 및 명성훼손과 같은 부정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마련"이라며 "다만 대한항공의 경우 그 동안 계열사 지원 부담이 신용도를 크게 좌우해 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신용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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