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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SKT-CJ헬로비전 M&A 조속히 결론내야 [thebell note]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12 08:20:0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1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인가에 대한 정부 심사가 5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 M&A 인가신청 서류를 냈으나 아직 첫 단계인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결과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SK와 CJ그룹이 M&A 합의를 발표한 시기부터 따지면 반년 이상 딜이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현행법상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최장 120일이지만 자료보정 기간은 심사기간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공정위가 신중한 심사를 이유로 자료보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경우 심사결과 발표는 기약없이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 판단이 나온 이후에도 방통위와 미래부의 인가 절차가 남아있으므로 이번 인수합병 승인에 대한 최종 결론이 언제 내려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이번 합병이 이동통신업계와 케이블TV업계 1위 사업자간 결합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쟁자인 KT와 LG유플러스 등이 사활을 걸고 합병 저지에 나서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점도 심사 장기화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선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과도한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승인시 올 가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포화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고, 불허시엔 정부의 방송통신 융합 정책기조와 엇박자를 내는 결과가 되는데다 해당 기업들의 불복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여론의 동향을 살피며 판단을 미루고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심사 장기화로 인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 주체인 SK텔레콤은 이통사들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디어 사업을 확대·육성하는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익성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1분기 경쟁사들이 미디어 사업 확대를 통해 뚜렷한 실적 개선 효과를 얻은 데 비해 SK텔레콤은 홀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CJ헬로비전 역시 가입자수가 감소하고 실적이 하락하는 등 경쟁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 및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있어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현상 유지와 비용 절감 등에 중점을 둔 소극적 경영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심사의 결론이 나기까지 CJ헬로비전의 기업 경쟁력이 꾸준히 약화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들 역시 "정부가 빨리 결론을 내줘야 합병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전략을 추진할지 다른 대안을 모색할지에 대한 방향을 정할텐데 심사가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시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에 대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절차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소요돼 골든타임을 놓치고 합리성과 시장의 이득을 갉아먹는다면 '심사숙고'는 '장고 끝에 악수'라는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CJ헬로비전 M&A에 대해 승인이든 불허든 조속한 판단이 내려져,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오랜 오명이 다시 한 번 시장에 되새겨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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