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23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주요 단기자금 운용 수단으로 시장에 자리잡은 정기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최근 기초자산이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으로까지 확대됐다. 국내 시중은행 정기예금으로 시작된 후 몇 년 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국계 은행 정기예금이 대세를 이뤘다. 올 들어 중동 국가인 카타르계 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상품까지 등장한 것이다.국내 시증은행 정기예금은 금리 매력이 떨어진 지 오래다. 중국계 은행 정기예금도 중국 성장률 하락 영향으로 금리가 이전만 못하다. 차익 거래를 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 정기예금을 찾던 증권사들이 중국계 은행 정기예금의 대안 상품으로 찾아낸 것이 카타르국립은행 정기예금이다.
카타르국립은행 정기예금 ABCP는 주로 동부증권 주관으로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 정기예금 ABCP처럼 ABCP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카타르국립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구조다. 카타르국립은행에서 정기예금 금리를 받으면 증권사가 일부 차익을 남기고 투자자들에게 CP 금리에 준하는 금리를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맡긴 원화 자금을 중국계 은행과의 스왑(CRS)을 통해 달러화로 바꿔 정기예금에 가입한다.
올들어 이런 구조로 발행된 ABCP가 2조 원을 넘어섰다. 중국계 은행 정기예금에 이어 기관 투자자 자산운용 삼품의 대세로 자리잡을 태세다. 중국인민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등의 중국계 은행처럼 카타르국립은행과 같은 세계적인 대형 은행이 설마 망하겠느냐는 시각이 반영되면서 급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다른 증권사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카타르국립은행의 경우 국제 신용등급이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과 한 노치(notch)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신용도 측면에서 우수하다는데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은행의 신용도가 안정적인 것과 정기예금 계약이 안전한 것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국가의 은행법, 은행 정기예금 관련 규정이나 제도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계약을 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카타르의 경우 이슬람 율법에 따른 금융 체계를 갖고 있어, 그 나라 예금과 이자 제도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정기예금 ABCP는 상법상 유동화로 발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공시 의무가 없고 금융 당국의 감독 대상에서도 빠진다.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좀더 높은 금리를 쫒아 국내 시중은행에서 중국으로, 증국에서 카타르로, 그리고 또 다른 나라로 정기예금을 옮겨가다 보면 위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또 다른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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