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딜레마 '제미글로냐 슈글렛이냐' LG생과·아스텔라스 경쟁품목 동시 판매, 매출 희비
이석준 기자공개 2016-06-03 08:45: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1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뇨병치료제 판매 두 집 살림을 하는 대웅제약이 고민에 빠졌다. LG생명과학의 DPP-4 억제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가 날자 아스텔라스제약 SGLT-2 억제제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이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에 영업을 맡긴 아스텔라스제약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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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글로와 슈글렛은 급여 기준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메트포르민 이후 경쟁 약물에 해당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라이벌 제품을 한 곳에서 판촉활동을 하면서 시너지보다 역효과가 나고 있다.
실제 제미글로(제미메트 포함)는 1분기 처방액이 105억 원으로 전년 동기(57억 원)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대웅제약이 올 초부터 제미글로 영업에 나서면서 의사 처방이 급격히 늘었다.
반면 작년 하반기부터 대웅제약이 판매에 돌입한 아스텔라스제약의 슈글렛은 1분기 처방액이 2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동일 계열약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가 49억 원어치를 처방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웅제약에 판매를 맡긴 아스텔라스제약 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스텔라스제약은 대웅제약이 슈글렛보다 제미글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내부 관계자는 "춘계학회 분위기 등을 보면 대웅제약이 제미글로 홍보에 더 열을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업체마다 마케팅 규정이 다르겠지만 부스 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슈글렛은 제미글로에 비해 약점을 갖고 있다. 메트포르민과 병용 시에만 급여가 적용되는 등 SGLT-2 억제제 중에서 보험 범위가 가장 좁다. 향후 급여가 확대돼야 만 매출 증대를 바라볼 수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제미글로와 슈글렛의 마케팅은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슈글렛 급여 범위가 좁아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대웅제약이 제미글로와 슈글렛 영업을 동시에 소화하는 데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 제약업체 마케팅팀장은 "한 업체가 경쟁 품목을 동시에 판매할 경우, 어느 한쪽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될 경우 오리지널사의 영업 압박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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