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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는 현대重, 시장 반응은 '회의적' [하이투자증권 매각]애매한 규모, 자기자본 7139억 원…합병 시너지 의문 "헐값 매각 불가피"

김병윤 기자공개 2016-06-03 10:2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공식화했다 .발빠른 구조조정 의지를 볼 때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기도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조정 일정을 감안할 때 인수 희망자만 나타난다면 매각 작업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문제는 잠재 인수 후보자가 실제로 있느냐다. 인수 의사를 드러낸다 해도 실제 의지를 얼마나 보일지도 예측불허다. 아직까지는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서 매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운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하이투자증권의 애매한 규모다. 인수로 기대되는 '대형 증권사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사이즈라는 것.

◇앞당겨진 하이證 매각…매각 작업 가속화될 듯

현대중공업은 당초 매각 시기를 2017년으로 했다가 한 해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괸계자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한 해 당겨진 것은 채권단의 조속한 유동화 개선 요구도 있었겠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의지 역시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실적"이라며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의 실적이 상당히 개선된 점은 분명 매각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의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9507억 원, 4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 28%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하이투자증권의 행보에 주목하며 매각 작업이 상당히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초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등 금융계열사를 하이투자증권에 편입시켰다. 회사 측은 하이투자증권 중심의 금융계열사 재편이라고 밝혔지만, 패키지 매각의 선제 작업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주익수 신임 사장이 올 3월 회계컨설팅법인 EY한영에 경영컨설팅을 의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오래도록 하이투자증권을 이끌었던 서태환 전 사장이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물러난 점도 매각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사장 교체 때부터 현대중공업이 매각을 염두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서 전 사장은 그룹 내부적으로 신임도가 높았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교체는 매각 작업의 일환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애매한 규모' 잘 필릴까…"연내 매각 달성 위해 헐값 매각 불가피"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관심 자체는 높다. 벌써부터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시너지, 몸집 불리기. 사업 연계 등 다양한 사유로 갖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간 합병이 나오면서 대형 증권사가 업계 내 이슈로 자리 잡았다"라며 "그 속에서 자기자본 7000억 원 대의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매각 주체의 의지가 강하면 매각은 성사될 것"이라며 "매각 시기가 연내라는 점과 하이투자증권의 업계 내 위치를 감안했을 때 헐값 매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은 CJ그룹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때 비싸게 주고 샀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최근 정황상 현대중공업이 밑지는 장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측은 이날 오후 주익수 사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주에는 현대중공업 경영진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주 사장과 면담 때 매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EY한영의 경영보고서 공개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날 면담과 다음주 임단협 등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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