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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적자수주, 수출입은행이 조장 감사원 지적사항 공개...적자수주 물량 2배, 부적절한 건조원가 산정에도 '방관'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15 17:38: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의 실적 악화는 수출입은행의 관리 부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업시황이 나빠져 손실이 발생한 게 아니라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사실상 적자 수주를 조장하고 건조 원가를 부적절하게 산정하는 데도 방관해 초래한 부실이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를 공개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3월 자율협약을 개시하고 지난 6년 간 수출입은행의 관리아래 경영정상화를 노렸지만 오히려 매출은 감소하고 꾸준히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경영정상화 목표시기는 최초 2012년이었는데 점차 연장돼 2013년 마련한 제 4차 경영정상화 방안에서는 목표시기가 2019년까지 연장됐다.

감사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의 계속기업가치는 점차 낮아졌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적자수주가 확대됨에따라 이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는 2010년 2조 6692억 원에서 2015년 말 1조 6485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청산가치도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성동조선
출처: 감사원

당초 성동조선을 포함해 조선사의 부실은 업황 부진 탓으로만 해석이 됐다. 하지만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경영감시와 관리를 맡은 주채권은행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며 파장이 예상된다. 임직원 문책 등 수출입은행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이 짚은 성동조선의 부실 심화 요인은 △저가선에의 의존 △만성적 적자수주 △미흡한 생산관리 능력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지적사항은 수출입은행이 적자수주 통제에 실패했다는 내용이다.

2011년 제 2차 경영정상화 마련 방안 시 회사가 목표로 잡은 수주량은 2012년에 47척, 2013년에 59척, 2014년에 54척 이었다. 이는 야드 6개 선대를 총 가동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수주실적이 부진해지자 회사 성장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쪽으로 정상화 계획이 바뀌었다.

2012년 9월에 마련된 제3차 경영정상화 방안에서는 수주 목표량이 2012년에 14척, 2013년에 22척, 2014년에 30척으로 2011년에 비해 목표치가 대폭 줄었다. 2야드 2개 선대만 가동하는 최소조업도 수준이다. 단기간에 신조시황 회복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조업도 수준을 최저수준으로 유지하고, 나중에 신조 시황이 회복되면 탄력적으로 선박을 신규수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대로 가이드라인이 지켜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당초 이런 수주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유는 '회사가 버틸 수 있는 최대한의 적자 한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장가동률은 지켜져야 하므로 적자수주는 불가피했는데 그 손실한도를 어디까지 정하느냐의 이슈다. 그 기준에서 만들어진 게 '2013년 44척'과 같은 수주 목표치였다.

감사원이 주목한 건 적자수주 가이드라인의 교묘한 변경이다. 2013년 2월 수출입은행이 개정한 적자수주 연간 누계 손실한도 금액은 700억 원이다. 그러다 2013년 5월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에서는 영업손실액에서 감가상각비까지 뺀 수준에서 계산했을 때 손실한도가 700억 원이라고 기준을 크게 완화했다. 적자수주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도 수주 시점이 아닌 조업시점으로 바뀌었다. 수출입은행의 연간 감가상각비는 1100억 원으로 사실상 연간 누계손실한도가 1800억 원까지 떨어진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다.

이를 바꿔 말하면 1800억 원의 적자가 생겨도 된다고 수출입은행이 승인을 한 셈이다. 수주와 조업에 시차를 감안하면 손실한도가 4배까지 확대됐다고 볼 수도 있다. 조선사는 적자수주를 강행해서라도 조업물량을 확보, 사업규모를 유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구조조정을 전제로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는 기업이 적자수주를 확대한 건 잘못된 결정이라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적자수주에 매달려 영업손실이 가중되면 경영정상화 시점은 멀어지고 수출입은행의 동반손실까지 야기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연간 누계손실한도 적용방법 변경에 따라 손실누계한도가 700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늘어남에도 이것이 구조조정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지 않았다. 최소 조업도 유지를 위해 산정한 2013년 적자수주 물량 22척 보다 많은 44척이 수주됐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2015년 9월 기준 수주잔량은 63척인데 이중 36척이 적자수주 물량이다. 2야드 2개 선대만 운영키로 했던 야드운영 계획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1, 2, 3야드의 6개 선대가 모두 운영되는 등 핵심적인 정상화 방안은 전혀 지켜지지 못했다.

적자수주뿐 아니라 건조원가 적정성을 검토하는 데도 전문성 부족과 관리태만으로 비용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2011년부터 성동조선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수주업무를 관리하는데 무명무실했다는 설명이다.

선박의 건조 원가는 직접비와 간접비를 합산해 산출되는데 직접비는 선박건조에 직접 들어가는 재료비와 노무비 등이 합산되고 간접비에는 성동조선의 연도별 경영계획을 기초로 산출된 시수연동비에 호선별 투입시수를 곱해 산정된다. 문제가 된 건 시수연동비다. 성동조선은 조업도가 급격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수연동비를 재산정하지 않고 기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해 2013년 건조원가를 작성해 수출입은행 경영관리단에 수주추진 승인을 요청했다.

감사원 분석에 따르면 이때 들어간 시수연동비는 성동조선이 산술적으로 선대회전율을 증가시켜 맞춘 숫자로 수출입은행은 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승인을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 담당자는 시수연동비가 적절히 산정돼 건조원가에 적용됐는지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승인을 냈다.

만약 제대로 시수연동비를 산정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1억 4386만 달러(한화 환산 약 17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이는 회사가 수주와 조업을 전혀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오히려 1842만 달러의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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