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전반 신용등급 재검토 불가피, 약한 고리 어디? [흔들리는 롯데]평판훼손,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회사채 1.8조, CP 5조 차환 리스크
김진희 기자공개 2016-06-17 14:15:22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검찰 수사가 롯데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계열사 전반에 대한 신용도 재검토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계열사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진 곳이 속속 눈에 띈다.검찰 수사로 인한 평판훼손과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 등의 여파를 유독 강하게 받을 신용평가사의 약한 고리 찾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 대규모 만기도래 CP·회사채…자금조달 막혔다
롯데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중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1조 8000억 원대에 이른다. 올해 상환해야 할 기업어음도 4조 9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물산과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회사채 발행 계획을 연기하는 등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차입여건 악화가 신용도 훼손으로 이어지고 또다시 조달을 어렵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
롯데케미칼은 국내 상장된 그룹 내 계열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규모(9조 8000억 원)다. 신용등급도 국내 대표기업들이 포진한 'AA+'에 올라 있다. 그러나 초우량 등급 반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재무부담 확대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달려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롯데케미칼을 비자금 창구로 지목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14일 롯데케미칼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롯데케미칼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여러번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3사 모두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를 붙여 놓았다.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 빅딜로 재무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실적 개선으로 한숨 돌리는 듯 했던 롯데케미칼은 이번 검찰수사로 다시 등급 강등 불안에 시달리게 됐다. 롯데케미칼의 재무지표는 신평 3사가 제시한 하향 트리거에 근접한 상태다.
NICE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에 대한 정기평가 결과 'AA+'에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고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아직 정기평가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의 돌파구였던 해외사업 확장도 차질을 빚게 됐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케미칼이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3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허 대표이사는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열린 에탄분해설비(ECC)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합작사업의 파트너인 미국 엑시올 사 인수도 검찰 수사 직후 포기를 선언했다. 엑시올 인수 시 기대됐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사업확장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된 셈이다.
◇ 롯데물산 회사채 발행 취소, 롯데월드타워 완공도 차질?
호텔롯데의 지분 31.13%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물산은 이달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롯데물산은 회사채를 발행해 호텔롯데의 만기 도래 회사채를 일부 차환할 계획이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호텔롯데 회사채는 2000억 원, 기업어음(CP)은 1조 4800억 원에 이른다. 대규모 상환 압력이 증대되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아 CP를 통한 단기조달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신용도에는 부정적 영향이 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롯데물산은 경영공백 사태까지 겹쳐 하반기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지난 11일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구속된 것. 검찰은 유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수사의 일환으로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 대표를 구속했다.
롯데물산이 맡아 진행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연내 완공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투자(IB)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롯데그룹의 회사채 발행은 어려울 것"이라며 "유동성 문제로 신용등급 하락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