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공룡 롯데, 반기결산 후 단기조달 가속 예고 [흔들리는 롯데]잔액 5조 육박, 발행집단 중 최대…회사채·금융권 차입 불가, 7월 기점 CP 폭증?
배지원 기자공개 2016-06-16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계열에 대한 검찰수사가 롯데 계열 전반의 차입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이 중단됐고, 유통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공모채로 조달하려던 자금이 CP 등 단기조달로 선회할 가능성 높아졌다. 무려 5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어음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연히 기업어음 금리의 상승도 예상할 수 있다.롯데 계열사의 14일 기준 기업어음(CP)잔량은 총 4조 8625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지배구조 공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하고자 1년 만기 미만의 기업어음 발행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었다. 하지만 차입구조 단기화가 심화되면서 재무안정성이 낮아져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6월말 상반기 결산이 종료되고 나면 7월을 기점으로 기업어음이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CP 잔량 국내 그룹 중 최다…올해 잔량 총 4조 9000억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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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롯데쇼핑과 롯데렌탈이 각각 4500억 원, 2500억 원의 잔량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등이 단기금융증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갔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7월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대규모 자금을 기업어음(CP)으로 조달했다. 롯데 계열사가 지난해 7~8월 동안 CP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약 3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대규모 CP 발행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 코리아세븐, 부산롯데호텔 등은 올해 들어 단기차입을 대폭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쇼핑은 1분기에만 2000억 원의 CP를 발행했다. 4월에도 2500억 원을 조달했다.
코리아세븐도 올해만 2075억 원을 발행했다. 검찰수사가 시작된 10일에도 950억 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회사채 발행계획 철수·평판 리스크 확대, 조달여건 악화추세
당분간 롯데 계열사의 단기차입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고 14일부터는 그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던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15곳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평판 리스크나 신용위험이 확대된 만큼 공모시장에 대한 롯데 계열사의 기피증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물산과 롯데칠성음료는 당초 계획했던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다. 그룹 전반의 신용 이슈가 불거지면서 공모 작업을 그대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물산은 오는 12월 1000억 원, 롯데칠성음료는 11월 1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경우 이미 지난 4월 각각 7600억 원, 25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에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모두 AA+ 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인 상태라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 상태다. 이를 인식한듯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장외 채권시장에 롯데케미칼 회사채 매물을 내놨다고 알려졌다.
회사채 민평 금리도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그룹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최근 1~2주 사이 롯데쇼핑이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 민평 금리는 약 2~3bp 가량 상승했다. 롯데건설의 채권 금리도 같은 기간 5~7bp 가량 올랐다. 다른 계열사의 경우 변동 폭이 크지 않지만 검찰의 수사망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계열 전반에 금리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그룹은 회사채, CP 잔액이 다른 그룹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고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도 크다"며 "공모시장에서의 조달여건이 나빠져 단기차입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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