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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인수금융' 결단 내려야

김일문 기자공개 2016-06-21 08:12:2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6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유선방송 사업자 딜라이브(옛 씨앤앰) 인수금융 만기연장 문제가 막판까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만기를 코앞에 남겨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주단 일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도무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방향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 연장 문제는 대주단 입장에서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긴 하다. 이미 2012년 한 차례 연장이 이뤄진 상황에서 또 한번 만기를 뒤로 미루는 결정은 어지간한 명분이나 당위성이 제시되지 않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수월하지 않다.

그렇다고 대주단이 디폴트를 선언하고, 담보 주식 처분권을 가져오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이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다. 스무 곳이 넘는 채권자들이 딜라이브 지분을 가져와 판다고 한들 현 상황에서 매각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

당장 매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숙제는 산더미다. 우선 공정위나 미래부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때마다 유선방송사업 승인을 갱신해야 하는 등 복잡한 행정 절차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유선방송사업이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 탓이다. 이 모든 일들을 대주단이 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실 딜라이브와 같은 유선방송은 과거에는 업(業)의 본질이 인프라 사업에 가까웠다. 개인의 영상 소비가 집안의 TV 수상기에 국한되던 시절 유선방송은 깨끗한 화질로 다양한 채널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이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유선방송은 그야말로 앉아서 돈을 버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진화로 영상의 소비 역시 TV를 벗어나게 되면서 유선방송이 갖고 있던 인프라적 속성은 서서히 무너졌다. 여기에 개인들이 취사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유선방송만이 갖고 있던 고유 영역의 파괴가 가속화 됐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만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딜라이브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실적이 다소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꾸준한 영업 현금을 창출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에 허덕이다 FI들이 인수금융 대주단에 지분을 빼앗긴 LG실트론과 딜라이브는 다르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딜라이브 만기연장을 두고 고심중인 일부 인수금융 대주단은 하루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기사회생의 기회를 한 번 더 부여할 지, 아니면 채권단 관리하에 둘 지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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