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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그로스vs유리알파, 베트남서 '동상이몽' '필수소비재-철강' 베팅 분야 갈려, 5개월간 10% 고수익

김기정 기자공개 2016-07-25 15:06:47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0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베트남지수인 VN지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비과세 베트남펀드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와 유리베트남알파에만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쏠렸다. 모두 5개월 간 10% 수준의 뛰어난 성과를 기록 중이지만 두 펀드가 배팅한 분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쪽은 필수소비재를, 다른 한쪽은 철강재에 무게를 싣고 있다.

20일 기준 지난 2월 설정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환헤지형)'의 운용펀드 규모는 804억 원에 달한다. 언헤지형(UH)의 운용펀드 규모는 230억 원이다. 같은 달 나온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은 계열 판매사가 없음에도 불구, 258억 원(UH형 포함)의 시중자금을 모았다.

두 펀드는 올 초 부활한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을 겨냥해 지난 2월 설정된 대표적인 베트남펀드다. 상품을 선보인 운용사는 모두 국내에서 베트남 투자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곳들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06년 호치민에 사무실을 열고 국내 1세대 베트남펀드 열풍을 이끌었다. 유리자산운용의 베트남 펀드 운용 자문을 맡고 있는 피데스자산운용 역시 자문사 시절이던 2007년부터 현지에 인력을 두고, 유일하게 베트남 일임을 운용해 온 곳이다.

이들이 베트남펀드를 내놓은 이유는 물론 베트남 경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내년 베트남의 성장률이 6.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FDI 및 해외 사모펀드 유치를 위해 중요한 시장 중심적 개혁을 추진해왔고, 정서 또한 외국인 투자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다.

젊은 인구는 9000만 명에 달한다. 제조업 공장들이 낮은 임금을 좇아 중국과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을 가속화하면서 경제 성장과 내수 진작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민성 역시 여타 신흥국보다 상당히 근면하다는 평을 받는다.

베트남펀드

설정 이후 수익률은 20일 기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와 유리베트남펀드가 각각 9.61%, 10.81%로 둘 다 우수한 편에 속한다. 3개월 수익률은 '유리베트남펀드'가 17.79%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11.58%)보다 높다.

두 펀드 모두 가장 비중이 큰 섹터는 부동산, 은행, 증권, 보험 등을 포함한 금융 섹터다. 30~40% 가량을 관련 기업들로 채우고 있다. 금융 섹터는 해당 인덱스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분야이며 통상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분야로 꼽힌다. 두 펀드 모두 대표적인 은행주 중 하나인 BANK FOR FOREIGN TRADE JSC를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포트폴리오는 다소 다르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는 필수소비재 투자에, 유리베트남알파펀드는 사회간접자본(SOC)과 철강 관련주 투자에 보다 무게를 싣고 있다. 베트남 경제 성장과 내수 소비 증가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수혜를 받을 만한 분야에 대한 약간의 시각차가 있는 셈이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는 금융 다음으로 소비재(22%)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지난 5월 2일 기준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 역시 'VIETNAM DAIRY PRODUCTS'였다. 1976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유제품시장 점유율이 50%인 베트남 최대 유제품 생산회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이 종목은 대표적인 내수주로 시가총액 1위 기업"이라며 "비교적 펀드사이즈가 크다는 점도 감안해 매수한 것으로, 외국인 선호도가 높아 조만간 외국인 투자 한도가 확대되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리베트남알파펀드의 상위 보유 10개 종목 중에는 'VIETNAM DAIRY PRODUCTS'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종목 보유 비중은 1% 수준으로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는 'MASAN GROUP CORP'을 6번째로 많이 담고 있지만 유리베트남알파는 9번째로 보유해, 그 순위가 다소 낮다. 이 회사는 식음료 기업을 대표적인 자회사로 두고 있다.

유리베트남펀드는 유틸리티와 산업재 비중이 금융 섹터 다음으로 높다. 3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HOA PHAT GROUP'이 대표적이다. 지난 1992년 설립된 이 회사는 철광석과 석탄 광산과 제선, 제강, 압연 등 3가지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에서 건축용 철강과 강판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철강회사다.

상위 5위 보유 종목인 'HOA SEN GROUP' 역시 철강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으로 냉열강판, 스틸 파이프 등을 자사 직영점을 통해 판매하는 베트남 최대의 강판 회사다. 한국투자그로스펀드 상위 10개 종목에는 이 기업이 없다.

베트남은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젊은 세대들이 주택, 자가용 등 마련에 나서는 시기에 도달했다는 게 피데스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산업재와 사회간접자본 소비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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