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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신산업육성 핵심 수단, 중요도 UP" [메자닌 전성시대]⑥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

배지원 기자/ 임정수 기자공개 2016-08-03 10:04: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자닌 시장의 급속한 성장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있었다. 메자닌 펀드가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상품을 발행하는 발행사에게도 유리한 자금 조달 환경이 조성됐다. 시장의 성장은 투자자와 발행사의 수요가 들어맞은 결과였다. 대기업의 대규모 메자닌 상품뿐 아니라 바이오·IT 등 신성장 산업들이 성장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가능해졌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사진)는 20년 이상을 채권 밭에서 구른 채권투자 전문가다. 투신사와 운용사에서 채권 매니저로 날리던 그는 2010년 한국채권투자자문을 설립해 7년째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이제 채권 시장의 미래를 메자닌에서 찾고 있다. 메자닌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고 커져야 한다며 자본시장에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메자닌은 구조조정의 근간

김 대표는 메자닌을 기업 구조조정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미국의 1차 오일쇼크 기업들이 줄도산할 위기에 처했을 때 구조조정 해법으로 등장한 메자닌의 개념이 40년 후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모습이라고 운을 뗐다.

김형호 대표

당시 부채를 자본으로 바꿔 부채비율을 낮추고, 기업의 상환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출자전환이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감자, 채권자 출자전환, 인수합병(M&A)과 회생이 구조조정의 기본 프로세스가 되고 있다. 그는 출자전환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모두 부채를 자본으로 바꾸는 일종의 메자닌(뎁에쿼티스왑; debt-equity swap)으로 정의했다.

현대상선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채권자와 용선료 출자전환이 이뤄지기 전에 현대상선은 부채비율이 2000%가 넘었다. 당장 이익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출자전환에 대한 채권자 동의가 없으면 채권 부도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투자자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식으로 바꾸는 길 뿐이다. 그는 "당장 이익을 내기 어려운 기업과, 투자자가 모두 만족하는 방식의 자금 조달은 메자닌"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등 신수종사업 활성화 기여…대기업 업종 트랜스퍼 유도

메자닌은 새로운 산업을 키우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김 대표는 메자닌을 BBB-등급 이상의 대형 메자닌과 주로 사모로 발행되는 B급 이하의 소형 메자닌으로 나눴다. 최근 바이오나 제약, 기술 기업이 발행하는 사모 메자닌들이 후자에 속한다. 최근에는 전통 산업에서의 대형 메자닌 뿐 아니라 신수종 산업 기업들의 소형 메자닌도 발행량이 크게 늘었다.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회사채 등 시장성 자금조달이 어렵다. 규모, 매출, 재무건전성 등의 요건 부족으로 은행 대출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김 대표는 "바이오기업이 신약 임상실험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 수백억 원"이라며 "메자닌이 아니면 제대로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메자닌의 역할을 역설했다.

그는 "자본시장이 성장하면서 많은 부분이 시스템화돼 장점도 많지만 유동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은행은 산업의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업종 전환(transfer)을 유도하는 것도 메자닌의 주요 역할로 제시했다. 대기업들이 업종 전환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데 메자닌이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제대로 업종 트랜스퍼를 하지 못하면 신생 기업들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 밖에 없다.

김 대표는 "새로운 산업에 투자하면 투자자도 그 산업을 따라 성장할 수 있다"며 "대기업이 스스로 진화하지 못하면 투자자도 새로운 사업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벤처펀드에 바이오·테크 산업 등 소규모 메자닌 발행기업이 사업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자닌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고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 인식이 바뀌면 새로운 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이런 상황에서 신생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메자닌은 가장 유망한 자산이라는 평가다. 이어 "메자닌 시장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의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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