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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밸류 아이디어에 국내 주관사 '골머리' [삼성바이오로직스 IPO]한국證 "대만 반도체 기업, 비교기업으로 검토한 적 없어"

신민규 기자공개 2016-08-18 16:20:33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두고 다소 황당한 밸류에이션 예측이 나오고 있다.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상장 주관사단의 부담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통상적이지 않은 시나리오를 시장에 흘려 혼선을 야기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제 막 심사단계에 진입한 상황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정보는 거래소 측에 제시하지 않았다.

상장 주관사단 간에도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하기 전이지만 시장에서는 다양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밸류에이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부문을 포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동종업종은 아니지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과 생산공정이나 사업모델이 유사하다는 논리였다.

국내 상장 주관사는 해당 내용을 사실무근으로 일축했다. 대표주관을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은 아직 진척된 단계가 아니다"라며 "대만 TSMC에 대해선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고 해당 기업을 밸류에이션에 활용할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밸류에이션 산정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식으로 비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밸류에이션을 의도적으로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만 반도체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사용할 경우 밸류에이션은 다소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스위스 론자 등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기업이 시장에서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간극은 상당한 편이다. 때문에 국내외 증권사들은 주관사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제출하는 단계에서도 이같은 방식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을 비교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한마디로 밸류에이션을 다소 낮추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며 "사측이 미래가치를 끌어와서 밸류를 인정받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은행(IB)들은 실제 적용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은 전방시장이 엄연히 다르다"라며 "제조공정이 유사하다면 굳이 반도체 기업만 특정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상적인 케이스는 분명 아니다"라며 "기업설명회(IR)의 한 포인트로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밸류 전면에 내세우면 추가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창의력을 발휘하면 말릴 수는 없겠지만 시장에서 전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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