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53억 달러' 수주목표 달성할까 올 신규 일감 전무, 코랄FLNG·게일LNG 계약 성사 관심
강철 기자공개 2016-08-23 08:26:5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2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규 수주가 전무한 삼성중공업이 연간 목표인 '53억 달러 수주'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해 영업 현황 및 향후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모잠비크 코랄 FLNG, 인도 게일 LNG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계약이 연내에 이뤄질 경우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사장)는 지난 19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올해 들어 아직까지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으나 발주처와 단독으로 협상 중이거나 매매의향서(LOI) 체결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 만큼 53억 달러 수주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산업은행에 제출한 경영 개선 계획을 통해 올해 수주 목표를 53억 달러로 확정했다. 2017년, 2018년 목표도 각각 53억 달러, 59억 달러로 올해와 비슷하다. 이는 2010~2015년 연평균 수주액인 11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이 향후 3~4년간 지속될 거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 같은 보수적인 목표에도 불구하고 달성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올해 들어 수주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쉘의 호주 브라우즈(Browse) 가스전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FLNG 3척 건조 계약이 지난 4월 해지된 게 컸다.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47억 달러로 계약이 유지됐다면 올해 수주 목표를 이미 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이 수주 목표를 축소할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초 수립했던 100억 달러를 지난 6월 62억 달러로 줄였다. 수주 전망을 고려해 추가적인 목표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인도 게일(Gail) LNG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연내 계약 체결이 이뤄질 경우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랄은 연산 250만 톤의 FLNG를 모잠비크 해상 4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계약수익금은 27억~28억 달러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수주 건 중 가장 크다. 삼성중공업은 테크닙, JG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발주사인 이탈리아 ENI는 지난 3월 '삼성중공업·테크닙·JGC'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오는 10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게일 LNG는 인도 코친(Cochin)조선소와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는 조건 하에 단독으로 따낸 물량이다. LNG선 9척 중 3척을 인도에서, 6척을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건조, 기술·자재 지원, 로열티 등을 감안한 계약수익금 규모는 약 12억 달러 이상이다. 선박수 조정에 따라 금액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코랄 FLNG와 게일 LNG의 총 계약수익금 39억~40억 달러다. 두 프로젝트의 계약이 연내에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올해 수주 목표의 75% 가량을 달성하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들 프로젝트 외에 상선, 기타 선박 등에서 나머지 13~14억 달러를 채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코랄 FLNG, 게일 LNG 외에도 단독 협상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 몇 건 더 있고, 상선도 꾸준하게 수주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랄 FLNG는 하반기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게일 LNG는 당장은 아니나 늦어도 연내에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1조 1011억 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박 사장은 증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 △까다로워진 은행권 대출 △수주절벽으로 빚어진 선수금 감소 등을 꼽았다.
증자 배경 중 하나로 선수금 감소가 언급된 만큼 향후 수주 목표 달성 여부가 삼성중공업의 평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나오는 물량의 60~70%를 수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만약 목표를 달성한다면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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