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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하소연장 된 ELS 간담회 [thebell note]

서정은 기자공개 2016-08-30 16:53:4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9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사 때문에 우리가 왜…" 모 증권사 관계자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흘린 말이다. 얼핏 새어나온 이 말 속에는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로 검사를 받게 된 곳 때문에 피해를 보고있다는 억울함이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목요일 파생결합증권과 관련해 증권사의 트레이딩 및 리스크담당 임원들을 불러모았다.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잔액과 자체 헤지 비중이 많은 곳들이 대상으로, 대부분이 대형사였다. 굵직한 증권사들이 집합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감독원의 정책 방향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진웅섭 원장도 그간의 언론보도를 의식한 듯 "절대로 증권사들에게 '옐로카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규제를 하려는게 아니라 혹시 문제가 있으면 해소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업계를 다독였다.

금감원이 업계와의 소통을 위해, 또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기 위해 만든 자리는 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소연장이 됐다. 간담회 서두에 규제 내용을 듬뿍 담은 'ELS 시장 리스크관리 방안'이 나오면서 대형사들의 피해의식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자기신탁 및 조기경보서비스 도입, 기초지수별 발행비율 규제 등은 ELS 사업자 입장에선 간담이 서늘해지는 내용일 수 밖에 없다.

증권사들의 반응은 예상한 대로다. 전언에 따르면 참석자들 중 상당수는 중소형사로 화살을 돌리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중소형사들 때문에 대형사들의 ELS 사업이 위축된다고 하소연했다는 후문이다. 장외 파생상품 관련 라이선스를 남발한 것이 원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소통을 위한 자리는 대형사들과 중소형사들 간의 입장차이를 더욱 키우는 꼴이 됐다. 여기에 또 다른 규제 가능성을 열어둔 주제발표까지 있었으니 분란의 불씨가 남게 됐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파생결합증권의 건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의 발전에 방점을 찍고 정책을 펴겠다고 했지만, 아직 많은 증권사들은 이를 납득하지 못한 듯 하다. 진웅섭 원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과연 무엇을 느꼈을지, 당국이 업계의 의중을 제대로 읽었을지 다음달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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