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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IPO 지지부진, 주관사 '간보기'로 끝나나 제안서 접수 이후 '감감무소식'…오너일가 지분율 희석 등 우려한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6-09-02 08:32:46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시멘트 인수 이후 추진해 왔던 삼표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관사 입찰까지 진행했지만 한 달 넘게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 구조 악화에도 불구, 굳이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 희석까지 감수하면서 상장을 강행할 필요는 없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국내 레미콘 1위 업체인 삼표는 지난달 초부터 연내 기업공개를 위한 주관사 입찰에 착수했다. 별도의 입찰제안요청서(RFP)는 송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제안서 제출을 요구했다.

시장은 삼표그룹의 첫 IPO라는 점에 주목했다. 삼표가 설립된 지 50년이 됐지만 지난해 인수한 동양시멘트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는 비상장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 10년 간 회사채는 한 번도 발행하지 않을 정도로 자본시장과도 담을 쌓아왔다. 삼표 회사채는 2007년 사모로 발행한 100억 원어치가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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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관사 입찰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후보들은 삼표가 내부적으로 상장 의지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표 관계자 역시 "IPO에 관해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장을 둘러싼 시장의 의견만 참고하기 위해 삼표 측이 '간보기 입찰'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에 따른 재무 구조 악화로 상장을 검토했지만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삼표의 총차입금(개별 기준)은 2014년 말 127억 원에서 작년 말 3808억 원으로 30배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도 15%에서 90%로 확대됐지만 이는 경쟁사인 유진기업의 부채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표와 동양시멘트의 영업실적이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표 상장에 따른 대주주 지분 희석이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표 최대주주는 8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도원 회장이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대현 동양시멘트 사장은 14.07%의 지분을 들고 있다. 재무 개선을 위해서는 대규모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른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표의 ㈜동양 인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유인을 낮추고 있다. ㈜동양 인수에 적극적인 유진그룹과 달리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이달 초 보유중인 ㈜동양 주식 400만 주를 블록딜 형식으로 계열사에 처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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