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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생명, 중국 현지서 '동양생명 띄우기' 배경은 상반기 호실적, 운영이념 정착 덕 '자평'…해외 자본유출 반대 분위기 의식?

한희연 기자/ 안영훈 기자공개 2016-09-01 11:01:03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1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안방생명보험(이하 안방보험)이 지난 26일 중국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동양생명 인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루전인 25일에는 국내 금융감독 당국에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동양생명 인수성과 발표와 알리안츠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시기가 묘하게 겹치면서 국내 보험업계 일각에선 안방생명이 중국내 자본유출 반대 분위기 등을 의식, 동양생명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일 안방생명은 중국 자사 홈페이지에 동양생명 인수 성과에 대한 자평을 내놨다. 자평은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실적 호조와 그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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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생명 홈페이지 내 게시글

실제 자평에서 안방생명은 '동양생명이 안방에 인수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1989년 창립 이래 최고 업적을 일궜다.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수입보험료 증가폭이 90%를 넘어서 역사상 최고 흑자를 기록했다'고 서술했다.

바로 이어 안방생명은 '이 같은 실적은 안방의 운영이념이 한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결과'라고 치켜세우며 '안방은 아시아금융시장 발전 개발에 건실한 발걸음을 한걸음 성큼 내딛었고, 한국과 중국 양국 금융분야 협력에 새로운 공적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안방생명은 구 사장이 "조직구조를 단순화하는 경영구조(delayering: 직계의 단순화)와 비용을 철저하게 컨트롤 하는 것을 통해 두드러지는 성과를 얻었다. 동양생명은 안방의 경험관리와 공동의 신상품개발 등을 함께 나누기로 결정했고 최종적으로 시장의 업적을 같이 획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방생명의 자평을 요약하면 동양생명은 안방생명 인수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안방생명의 기업 문화와 운영이념이 반영된 경영효율화 작업의 성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방생명의 분석은 국내 증권사나 보험업계가 바라 본 동양생명 실적 분석과는 거리가 멀다.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3조 7110억 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0.7% 증가한 수준이며 연간 목표의 79.7%에 해당한다. 당기순이익도 1518억 원을 달성했다.

호실적은 맞지만 그 배경을 따져보면 모두 1조 5000억 원대에 이르는 고금리 양로보험 일시납 판매라는 위험한 게임의 결과다. 아예 동양생명 상반기 실적에 대해 '일시납 보험 판매로 인한 실적 호조'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낸 국내 증권사도 있을 정도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동양생명의 실적 호조를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려하는 시선이 더 많다. 방카슈랑스 채널 일시납 판매가 많다는 것은 남들보다 고금리를 약속했다는 말과 같은데 저금리 기조에선 향후 역마진 위험을 스스로 키우는 셈이나 다름없다. 일례로 한화생명이 지난해 11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양로보험 일시납 판매에 나섰다가 금리 리스크를 우려해 2개월 여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한화생명의 사례 외에도 은행계 생명보험사 A사장이 금융지주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인 은행과의 협업으로 저축성 보험 일시납 판매를 늘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에 "방카슈랑스 저축성 보험 일시납 판매는 당장 호실적의 열매를 가져다 주지만 나중에는 결국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되고 결국엔 지주의 자본확충 지원으로 이어진다"며 "내가 사장으로 있는 한 저축성 보험 일시납 판매를 늘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던 유명한 일화도 있을 정도다.

이런 국내의 시각을 의식해서인지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호실적에 대한 공을 스스로에게 돌리면서도 홍보 자료 말미에 '저금리 환경에서 대다수 한국 보험업계는 저축성 보험상품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 리스크를 피하고 있다. 안방보험의 국제화 우위에 힘입어 동양생명은 투자상품 종류와 지역 확장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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