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한정후견인 지정 '양날의 칼' 신동주, ‘부당급여’ 책임 신동빈에 전가…광윤사 소유권 상실 위험
길진홍 기자공개 2016-09-05 08:37:4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2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 후폭풍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공짜 급여'를 수령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부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신 전 부회장의 주장대로라면 그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종 의사 결정권자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정신적 제약으로 사후처리 능력이 부족한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을 받은 상황에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신 전 부회장에 대한 급여 지급과 선을 긋고 있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신동빈 회장 측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반면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은 지난해 신 총괄회장의 승인으로 이뤄진 광윤사 주식 1주 매매거래 승인 효력 상실 위험도 안고 있다. 이는 광윤사 최대 지분을 근거로 신 전부회장이 주장해온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 명분과 정당성 훼손을 의미한다.
|
2일 새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신 전 부회장은 "급여 수령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부회장은 "한동안 급여가 들어오는 계좌 존재를 몰랐으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급여 수령 사실을 인정했으나, 고의성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셈이다.
신 전부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롯데건설 등 7~8곳의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약 400억 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형식적인 등기임원 등재 후 업무를 하지 않고, 급여 형태로 돈을 받은 건 횡령죄에 해당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 조사에 이 같은 혐의가 입증될 경우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신 전부회장이 고의성이 없다는 카드를 꺼내면서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1차 책임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사실상 한일 롯데 주요 의사결정 정점에 있었다.
변수는 한정후견인 지정이다. 신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정숙 씨 등이 주장해온 대로 그의 정신건강에 일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면서, 당시 의사결정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뤄졌는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신 총괄회장이 그룹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됐으며, 사실상 신 회장 지시로 급여 지급 등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2011년 신동빈 회장이 부회장에서 승진한 뒤로는 신 전 부회장에게 들어오는 급여 액수가 바뀌었다"며 "10년간 총 급여 수령액 가운데 일부는 신 회장의 의사결정으로 지급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당시 신 회장은 급여 지급 등에 관해 의사 결정권자로 어떠한 권한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제약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 대한 인식이 이번 사태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울러 실질적으로 신 전부회장에 대한 급여 승인을 누가했는지, 결재 서류 등도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신격호 부자가 모두 결재 서류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경우, 2011년 이후 실질적으로 정책본부를 이끌어 온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책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정후견인 지정은 신 전 부회장에게 비자금 수사 국면에서 유리한 카드가 되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광윤사는 지난해 10월 주총에서 신 총괄회장의 서면 동의서를 기반으로 그가 보유한 주식 1주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매매하는 거래를 승인했다. 이로써 신 전부회장은 50%+1주를 보유한 광윤사 최대주주로서 롯데홀딩스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지정을 빌미로 일본 롯데 측이 주식거래 무효 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 이 같은 논리와 명분이 사라진다. 롯데홀딩스 주총 소집 요구 등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과 소유가 신동빈 회장 손에 떨어질 수 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모두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수사 정국에서, 부친에 대한 '후견인지정 결정'이라는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