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1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주가연계증권(ELS) 자산을 신탁계정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헤지 운용의 자율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이 아닌 개정 신탁법상 자기신탁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신탁은 차입과 장외파생상품 거래 제한 등이 있으나 신탁법상으로는 이같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법해석과 세제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ELS의 자기신탁 관리에 대한 규정을 자본시장법이 아닌 개정신탁법에 맞춰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에는 자기신탁 규정이 없어 법이나 규정을 신설해야 하는데 신탁법에는 자기신탁 조항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탁법에 따라 ELS 계정을 관리하려고 하는 건 헤지 운용에 대한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신탁계정에서는 차입과 장외파생상품 거래 등이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상 자기신탁계정만 별도로 운용 제한을 풀어주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 개정 신탁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탁법상 운용 규제는 신의성실의 의무라는 선관의무 정도"라며 "자산운용과 관련된 규제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탁법상 자기신탁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개별 신탁과 달리 ELS 자금의 경우 모두 합쳐 운용하는 집합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신탁법상 집합투자는 허용되지 않는데 ELS 자금의 경우 예외 조항을 두는 등의 법 해석 문제가 남아 있다. 게다가 위탁자와 수탁자간 자산 이전으로 인한 세제 문제도 풀어야 할 문제다.

때문에 정부는 이달 내지는 내달 초 내놓을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에는 이같은 내용을 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간을 갖고 업계와 논의 이후 부작용을 최소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ELS 자산의 신탁계정 관리라는 큰 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기신탁에 대한 사례가 많지 않고 신탁법상 자기신탁에 대한 법적 해석에 대한 모호성이 여전히 있는 듯 하다"며 "정부가 서둘러 대책에 포함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