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19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자는 강연장에서 은퇴설계전문가 등으로 소개되곤 한다. 은퇴연구소 부소장이라는 직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개가 가끔은 어색하고 불편할 때가 있다. '나는 진정 은퇴설계전문가인가'라는 자성도 한다.과거 '은퇴설계'라고 하면 '은퇴 후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였다. 예를들어 자녀를 독립시키고 배우자와 둘이 생활하는데 최소 200만 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60세부터 90세까지 약 30년간 노후생활비는 단순계산으로 원금만 7억 2000만 원이다. 여기에 물가를 고려하면 10억 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은퇴필요자금은 10억 원이라고 한다.
정말 '헉'소리가 날 지경이다. 누가 이 돈을 모을 수 있단 말인가.
일반적으로 1억 원을 모으려면 자기 급여에서 평균적으로 60만~70만 원을 저축해서 투자수익율 6~7% 상품에 10년간 투자해야 한다. 우리 급여생활자가 1억 원을 모으는데 대략적으로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노후생활비 10억 원을 언제 모을 수 있다 말인가. 부모님에게 유산을 물려 받지 않는 한 이 돈은 우리가 만지기 어려운 그저 '숫자'에 불과할 것이다.
내년이면 우리나라는 UN에서 정의한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하게 된다. 더더욱 노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 된다. 전문가들의 정확한 진단과 가이드라인이 절실하다.
고령사회가 되면 앞으로 은퇴설계, 노후준비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단순한 돈과 같은 현금흐름중심의 은퇴설계보다 건강, 자녀, 일(work) 등 다양한 삶의 가치가 동반돼야 한다.
아마 이 부분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할 거라 생각된다. 결국 얼마를 버는냐가 아니라 60, 70세가 되면서 나는 어떻게 늙어가고 어떤 모습으로 누구와 어떤 곳에서 살아갈지 등 자신의 가치관이 은퇴설계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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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측면에서 볼 때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다른 인생을 살아왔을텐데, 은퇴강의를 한다고 은퇴전문가라 칭할 수 있을까. 그래서 조심스럽게 '은퇴전문가란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대신 노후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두가 각자 노후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은퇴전문가'가 돼야 한다.
'은퇴전문가'라는 호칭을 갖고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가치있는 노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은퇴·노후준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필자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은퇴전문가'가 되는 그 순간까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김태우 한화생명 연구위원
국제공인 재무설계사(CFP)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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