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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경영' 현대百, 패션사업은 '공격 행보' SK네트웍스에 먼저 매각 협상 제안, 계열사 한섬 연계 등 '주목'

장지현 기자/ 한형주 기자공개 2016-09-21 08:03:4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0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수적 경영기조를 갖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확고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패션사업에서 공격적 경영행보를 걷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가시화된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협상은 현대백화점그룹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0일 "SK그룹은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를 전략적으로 매각하고 싶어하지만, 모태사업부인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다만 SK그룹이 매각 의사를 갖고 있는 소문이 투자업계 내부에서 확산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먼저 SK네트웍스 쪽에 먼저 협상을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앞서 SK그룹은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 매각을 염두에 두고 외국계 금융자문사인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CS) 등과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거래구조 설계 등의 작업을 진행하면서 매각을 저울질 했던 상황이지 매각 여부를 확정 지은 상태는 아니었다.

업계 내에선 보수적 경영기조의 현대백화점그룹이 먼저 나서 매각 협상을 이끌어 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배경엔 이 회사가 계열사 한섬이 보유하고 있는 주력 브랜드에 대한 중국 독점 판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섬이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11년 12월 SK네트웍스는 한섬과 중국 독점판권 계약 체결하고 타임, 타임옴므, 마인, 시스템, 시스템옴므, SJSJ 등 국내 6개 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독점 유통 권한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한섬은 중국사업에 직접 뛰어들지 못하고 로열티만 받아왔다. 한섬은 SK네트웍스로부터 로열티 명목으로 지난해 1억 6038만 원을 받았다.

계약기간은 2012년부터 5년 간으로 올해가 마지막이다. 다만 업계에선 판권을 다시 되찾는다고 해도 SK네트웍스가 5년 동안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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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2012년부터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섬 지분 34.6%를 4200억 원에 사들였다.

한섬은 인수 직후인 2013년 한차례 부진을 겪었지만 2014년부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13년만 해도 매출 4626억 원, 영업이익 560억 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19.9% 줄었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한섬이 현대백화점그룹 내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됐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 6154억 원, 영업이익 672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9%, 29.8%씩 늘었다. 2014년 말부터 잡화 브랜드 덱케와 니트웨어 브랜드 더캐시미어, 랑방액세서리 등 신규 브랜드를 연속으로 론칭한 데다 매장수도 지난해에만 20% 가량 늘렸기 때문이다.

한섬은 올해 해외 사업에 적극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한섬은 지난해 판매조직 내에 온라인비에니스팀, 홈쇼핑팀과 더불어 해외영업팀을 신설했다. 이달 19일엔 중국 항저우지항실업유한공사와 시스템과 시스템옴므에 대한 중국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2017년 2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로 계약금액은 836억 원이다.

패션사업과 무관한 계열사에 대해선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4월 한섬이 보유하고 있던 골프장 등 부동산 개발업체 한섬피앤디 지분 66.2% 가운데 31.8%를 처분했다.

다만 IB업계 내에선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하고자 하는 또 다른 업체가 등장해 가격이 높아질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이 발을 뺄 가능성도 높아 실제 양사 간의 딜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는 아직 검토중인 단계일 뿐"이라고만 짧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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