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아웃바운드 M&A 늘어날 것" [2016 THE NEXT]윤성원 베인앤드컴퍼니 상무
김창경 기자공개 2016-09-23 18:26:2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3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M&A가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다른 국가에 비해 그 규모가 작지만 거시적인 환경이 기업의 아웃바운드 M&A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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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상무에 따르면 글로벌 M&A 규모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M&A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1년 40조 원에서 2015년 88조 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대기업 간에 이뤄진 대규모 M&A가 일시적으로 전체 M&A 규모를 키웠다는 점을 고려해도 최근 5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M&A가 여전히 내수에 집중돼있고 해외 투자는 되레 줄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M&A 시장에서 아웃바운드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일본 179%, 영국, 101%, 중국 및 홍콩 19% 등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치다. 규모도 약 3조 5000억 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이하 코파펀드)는 아웃바운드 M&A 성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중국과 일본에서 코파펀드가 아웃바운드 M&A를 증가시키는 데 일조했지만 한국에서는 달랐다. 코파펀드의 요구수익률은 7~8% 수준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 정도의 고금리는 지불하고 코파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이유가 없었다. 실효성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나 윤 상무는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 M&A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상무는 "국내 기업의 모습은 일본과 상당히 비슷하다"며 "일본 기업이 내수시장 침체로 실적이 악화되자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공격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촉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을 적시에 공개하도록 압박했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 기업은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기업 M&A에 나서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웃바운드 M&A 규모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윤 상무는 "과거에는 기업이 유동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했지만 앞으로는 경영환경이 나쁘지 않아도 기업이 생각하는 성장방향에 맞게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은 향후 성장을 위한 M&A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 전문>
글로벌 M&A 트렌드를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글로벌 M&A 시장에서 입지가 없었다. 걸음마 단계라는 인식이 강했다. 중국으로 돈이 들어가긴 해도 중국에서 돈이 해외로 나가지 않았다. 이제는 분위기가 변해 중국이 공격적으로 해외 기술이나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아웃바운드 M&A를 하고 있다.
일본 M&A 규모는 큰 편이다. 아웃바운드 M&A에 있어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내수 불황을 해외 M&A 통해 극복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수익성이 나오는 사례가 더 많다. 아웃바운드 M&A의 약 70%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의 M&A 규모는 상당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1년 40조 원에서 작년 88조 원까지 늘어났다. 최근 M&A는 대기업 간에 진행된 경우가 많지만 이를 감안해도 눈에 띠게 성장 중이다. 문제는 여전히 내수 M&A에 집중이 돼 있고 해외 투자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이다.
코파펀드의 실패가 아웃바운드 M&A 성장 부진으로 이어졌다. 2010년대 초반에 설립됐던 많은 코파펀드가 청산되고 있다. 코파펀드의 요구 수익률은 7~8%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는 7~8%의 금리를 주면서까지 코파펀드를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기업들의 아웃바운드 M&A가 늘어날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한진그룹, 현대그룹, 금호그룹 등의 과거 사례에서는 기업들이 경영 상황이 악화됐을 때 자산을 매각했다. 장기적으로는 과거와 다르게 지금의 사업환경이 나쁘지 않아도 자산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기업 사정이 나쁘지 않았을 때 자산은 더 높은 가격에 매각될 수 있고, 이 자금은 해외 M&A 등을 위한 자금이 된다.
한국 기업은 아직 아웃바운드 M&A에 미숙한 점이 있다. 우선 한국 기업은 M&A를 통해 글로벌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리려는 경우가 많다. M&A는 수단이어야 하는데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셈이다. 분석 결과 소수의 대규모 거래보다 다수의 중소규모 거래가 더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중국의 경우 수익성의 차이가 10%를 넘어섰다.
한국 기업은 실사에서도 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PE) 운용사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PE는 기업의 단점과 향후 손실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본다. 반면 한국 기업은 투자대상의 단점을 보기보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와 장점을 파악하려 한다. 특히 한국 기업은 매도자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협상과정을 짧게해 기업 인수에 성공하기 위한 목적이 강한데 이는 향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이 있다.
아웃바운드 M&A에서는 인수대상 기업과의 문화적인 통함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했을 때 인수대상 기업의 임금을 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같은 직급이라면 한국의 임금수준을 인수대상 기업에 적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는 현지 조직을 인정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현지 경영진에 대한 꼼꼼한 파악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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