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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꽁꽁 숨겨진 인수후보 면면..첩보전 방불현장서 안내데스크 건너뛰고 15층 직행…소속회사 묻는 질문에 침묵

윤 동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6-09-23 19:31:4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3일 1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삼성본관빌딩 1층 로비.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매각 투자의향서(LOI) 제출을 위해 찾아온 17개팀의 인수후보자들은 마치 첩보전을 연상시킬 정도로 철저하게 본인의 정체를 숨겼다.

2~3명으로 구성된 인수후보자 1개팀은 삼성본관 1층 로비의 안내데스크도 거치지 않고 바로 목적지인 15층 삼성증권으로 직행했다. 삼성증권에서 미리 파견한 전담 직원들이 인수후보자들의 신분을 확인하면 출입증도 없이 1층 로비의 검색대를 통과시키는 형식이었다. 안내데스크를 거칠 경우 어느 회사 소속인지 드러나 이를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인수후보자들은 소속 회사와 LOI 제출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현장에서 스스로의 정체와 LOI 제출 여부를 밝힌 인수후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삼성증권도 인수후보자들이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은 전담 직원을 파견한 것은 물론 삼성본관빌딩 지하에 따로 휴게 공간을 마련해 예상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인수후보자들에게 제공했다. 혹시 인수후보자들이 같은 시간에 방문해 마주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심스럽기는 매도자인 예금보험공사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2시경 예보 직원 한 명이 삼성증권에 방문했다. 그는 삼성본관을 찾은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러 왔다"며 "더 이상의 이야기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LOI 접수는 오후 5시에 마감됐다. 더벨이 LOI 접수처 현장에서 파악한 LOI 제출사는 국내 금융회사로는 한화생명, 동양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다우키움그룹 등이다. 국내외 PEF는 IMM프라이빗에쿼티, H&Q코리아, 한앤컴퍼니, 보고펀드, CVC캐피탈, 오릭스, 중동계 펀드 등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오후 5시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매각 참여를 위한 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몇18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중 동양생명은 이번 인수전의 깜짝 후보였다. 동양생명의 규모나 현재 자본적정성 등을 고려하면 인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지만 동양생명의 경우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을 대신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투자자로는 일본 오릭스, CVC캐피탈 외에도 중동계 자본이 국내 투자자들과 손잡고 LOI를 제출했다. 이중 일본 오릭스와 중동계 컨소시엄은 우리은행 민영화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LOI를 제출했다고 해서 본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므로 LOI 접수 여부가 알려지는 걸 꺼려했을 것"이라며 "많은 곳이 참여해 흥행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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