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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연장 PF, 고정금리 대출 늘린 이유는 연기금·보험사 조달금리 일정해 고정금리 대출 선호

이상균 기자공개 2016-09-30 08:24:54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8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남에서 신사를 잇는 신분당선 연장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조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주관사인 산업은행이 PF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달금리가 비교적 고정돼 있는 연기금과 보험사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시중은행의 의견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인프라투자플랫폼 가입 회원사, 연기금·보험사가 많아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총 사업비는 1조 4000억 원 규모로 이중 재정지원액이 5200억 원, 나머지 8800억 원은 PF를 통해 민간에서 조달한다. PF 중 주식은 1200억 원, 대출은 7600억 원으로 이뤄졌다. 대출은 다시 선순위 6600억 원, 후순위 1000억 원으로 구성된다.

후순위의 경우 고정금리로 연 10.5%를 제시했다. 이 물량은 모두 주식투자자들에게 배정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분당선에서 수익이 발생해 배당까지 이뤄지는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기간 동안 투자한 주식이 무수익자산이 되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에게 후순위 대출을 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선순위 대출이다. 선순위의 경우 연 수익률 3.6%의 고정대출과 AA-등급의 회사채 금리+190bp의 변동대출로 구성됐다. 산업은행은 당초 고정대출과 변동대출의 비중을 50대 50으로 설정했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방침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투자설명회 이후 바뀌었다. 이날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기관투자자들은 대부분 한국인프라투자플랫폼에 가입한 회원사다. 17곳의 회원사는 연기금 및 공제회와 보험사가 각각 7곳, 시중은행은 3곳으로 구성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높여 줄 것을 요구했다"며 "연기금과 보험사의 숫자가 시중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했지만 소수 의견에 그쳤다. 결국 산업은행은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50%에서 70% 가깝게 상향 조절했다.

◇ 시중은행은 변동금리 선호

연기금과 보험사가 고정금리 대출의 확대를 요구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들의 조달금리가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민연금과 보험료는 연간 단위로 미세하게 조정은 돼지만 월별로는 동일하게 납부한다. 즉 연기금과 보험사는 조달금리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만큼, 운용수익률도 고정돼 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연기금과 보험사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기를 원한다"며 "아무리 운용수익률이 높아도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가급적 피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정반대다. 조달금리가 천차만별이다. 1년 만기와 3년 만기의 적금 이자가 다르다. 적금과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예금 금리는 또 달라진다. 이처럼 조달금리가 기간별, 상품별로 다르기 때문에 은행들은 자금을 운용할 때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시장 변화에 따라 조달 금리와 운용 수익률이 연동돼 함께 움직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부 기관투자자 중에는 내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이번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대출 건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며 "다만 단기금리가 올라가도 장기금리는 변동이 없는 경우가 많고 금리 방향성을 예측하기도 어려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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