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30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속도 경쟁이 무의미하다면서 결국 1년 뒤에 경쟁사들도 따라오지 않았나"지난 29일 KT가 '기가인터넷 2.0 시대'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경쟁사들의 평가절하에 일침을 놨다. 앞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사실상 KT를 겨냥해 했던 발언에 대한 응수로도 볼 수 있다. 통신사들 간의 비방전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이날 KT의 일침에는 유달리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지난 2년 간 3조 원을 투자해 기가인터넷을 성공 반열에 올려놨다. 가입자는 200만 명을 유치했고 성장 가능성이 없다던 인터넷 비즈니스를 턴어라운드 시켜 '돈이 되는 사업'으로 바꿔놨다. 단순히 새로운 캐시카우가 된 것 뿐만 아니라 향후 5G 서비스와 결합해 통신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무엇보다 KT 기가인터넷의 성공이 의미있는 이유는 국내 ICT 산업발전의 근간이 될 수 있는 백본망(Backbone network)을 구축했다는데 있다. 도서, 산간벽지 등 지역에 상관없이 빠른 인터넷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커버리지를 갖췄다는 점은 국민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유선망 구축으로 모바일은 2배, 와이파이(Wifi)는 5배, IPTV는 1.5배 고객이 늘었다는 결과물을 보면 무선 일변도였던 통신시장의 저변을 넓히는데도 공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백본망 투자는 통신사들이 기본료를 받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과거 대비 통신망 투자가 줄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통신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데 내년까지 총 4조 5000억 원을 백본망에 투자하는 KT 사례가 여론을 달랠 수 있는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
KT는 기가인터넷 사업을 위한 유선 인프라 투자를 '인문학'에 비유했다. 임헌문 KT 매스(Mass) 총괄 사장은 "인문학적 토양 없이는 응용 학문을 꽃 피울 수 없듯이 유선 인프라 투자 없이는 다양한 ICT산업의 융성한 발전이 불가능하다"며 기가인터넷 사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제 경쟁사들도 KT가 다진 인문학적 토양의 가치를 인정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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