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3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한 내용을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부적절한 것 같다"지난 18일 KT의 '올레TV 에어(Ohlle TV Air)' 서비스 출시 간담회에서 유희관 KT미디어사업본부장이 한 말이다. 서비스 소개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유료방송업계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질문을 던진 기자는 물론이고 함께 자리했던 기자단의 탄식이 이어졌다. 공식적으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된지 한 달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이 이슈에 대해서는 유독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물론이고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도 'IPTV 1등' 타이틀을 지킨 KT가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이 지위를 지켜갈지에 관심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질의응답으로 대략적으로나마 방향을 유추해볼 기회는 그렇게 사라졌다.
사업의 큰 방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에 한 달 남짓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난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던 시점부터 KT는 줄곧 인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고 이 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만약의 상황 조차 가정하지 않고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M&A 실패 후 "미디어사업 관련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구체화할 것"이라 말하며 시간을 벌어야 하는 SK텔레콤과는 상황이 다르다.
업계 1등이라고는 하지만 IPTV가 여전히 적자사업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IPTV 사업 8년차를 맞은 KT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681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흑자를 내지 못했다. 콘텐츠 수급 비용이 큰 구조이기 때문이다. KT는 IR을 통해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알릴 필요성이 있다.
KT의 IPTV사업은 황창규 회장이 강조하는 '1등 DNA'가 제대로 발현되고 있는 유일한 사업이다. 경쟁사의 M&A 추진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덕분에 IPTV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위기를 넘긴 KT가 1등 지위를 사수했다는 안도감에 취해 있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당당하게 전략 방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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