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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관리회사 핵심 '시스템과 사람'…"수수료 정상화 답" [펀드기준가 발표 시점 논란]③"운용지시 수신, 가이드라인 아니라 법제화해야"

김슬기 기자공개 2016-10-12 08:37:3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6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 사무관리회사의 핵심은 시스템과 사람이다. 운용사들의 운용전략이 다양해지면 펀드의 기준가를 내는 시스템도 이에 맞게 개발이 되어야 하고, 기준가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과 인력 모두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한 번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할 때 1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사람을 늘리려면 관리하는 펀드의 수수료를 높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수수료 인상 외에 또다른 방안으로 거론되는 부분은 해외자산 운용에 대한 '컷오프' 시간을 법제화해 기준가 산출 업무 지연을 막는 것이다.

◇ "수수료 정상화 통한 인력 확보 절실"… 펀드 산업 제자리걸음인데 '글쎄'

사무관리업계에서는 펀드 기준가 오류를 줄이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펀드 AUM 당 수수료를 높이거나 펀드 기본 관리비용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사무관리회사의 영업이익은 수수료수익과 시스템판매수익으로 나뉜다. 시스템판매수익은 전산소프트웨어 등의 개발, 용역, 판매 및 대여 업무에 따른 수익이며 수수료 수익은 관리를 하고 있는 기관의 전체 운용자산(AUM)과 비례해서 받는 수익이다. 수수료 수입은 AUM 당 0.2~2bp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의 운용사가 기준가를 내는 건 동일한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무관리회사는 다른 서비스로 차별화해야 한다. 운용사에서 외부 기관으로 나가는 보고서, 수익률 자료 모두 일반사무관리회사의 몫이지만 현재는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일반 사무관리회사와 운용사와 맺는 계약서 상에는 이런 서비스들을 제공하겠다고 명시한다.

사무관리업계는 수수료 정상화와 더불어 별도 서비스에 대해서는 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펀드 하나를 관리하는 인원이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펀드의 사이즈를 키우기 보다는 소규모 펀드를 너무 많이 만들어 투입하는 인원 대비 수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사무관리업계 관계자는 "펀드의 기본 개념이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내고자 하는 건데 우리나라의 경우 펀드가 난립해 소규모 펀드가 많다"며 "미국 등을 보면 펀드 하나 당 기본수수료 4만 달러로 정해져있어 사이즈를 키우지 못하면 스스로 청산하게끔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펀드 기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람을 많이 쓰는 수 밖에 없다"며 "사람을 많이 쓰기 위해선 수익을 키우는게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의 일반사무관리회사의 경우 업무가 많으면 2교대나 3교대를 한다"며 "국내 증권사 선물팀이나 신용평가사도 해외시장 주문이나 채권 가격 산출하는 등 야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야근을 하는 업무가 일반사무관리회사 뿐만이 아니며 인원을 늘리면 되는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수수료율 인상 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 시장이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펀드 성과보수제가 도입되면 펀드 운용보수의 총량이 줄어들 여지도 다분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무관리회사에 주는 수수료를 높여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컷오프 법제화는 무리...인력 확대 불가피

운용사의 운용지시 시간이 지켜진다면 업무가 늦어질 여지가 크지 않아 펀드 기준가 산출의 정확성을 높힐 수 있다. 현재 사무관리업계에서는 국내 자산 운용 내역은 오후 6시 반까지는 받고 있고, 해외 자산은 그보다 2~3시간 늦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들어오는 것도 부지기수다. 많지는 않지만 오후 11시까지 운용지시가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일괄적으로 자료가 들어오는 국내 자산 운용지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외 자산에 대한 운용지시는 다르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운용사의 해외자산 매매거래 내역은 오후 7시까지, 외화표시자산 평가가격은 오후 5시 30분까지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곳은 얼마 없기 때문에 사무관리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 대한 컷오프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일 기준으로 해외펀드(공모)의 수는 1424개로 2010년 말(919개)에 비해 505개 더 늘어났다. 국내 시장에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사모인 헤지펀드의 경우도 해외 주식, 채권, 메자닌 등에 투자하는 등 자산군이 늘어나면서 산출과정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해외에 투자하는 자산이 다양해서 시간을 딱 정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운용업계 역시 법제화는 무리라는 반응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기준가 산출시 주식 매매 내역만 필요한 게 아니고 채권 평가금액이나 가격, 수량변동, 배당 및 이자수익 등 변화 내용까지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이를 시간을 정해 일괄적으로 하기는 무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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