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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를 꿈꾸는 코스맥스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6-10-11 07:59:1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만큼 갑을 관계가 명확한 산업이 없다. 메이커가 절대갑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갑이 쩔쩔매는 을이 있다. 바로 타이어 업체다."

자동차 출입 시절, 자동차 부품사들을 만날 때마다 하소연 아닌 하소연처럼 들었던 말이다. 여느 자동차 부속품과 다를바 없는 타이어에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걸까.

이유는 간단했다. 기본적으로 대형 타이어 업체들은 해외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어서 현지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글로벌 메이커까지 폭넓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많은 고객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은 납품 단가 협상에서 이점으로 작용한다. 가격이 맞지 않으면 그냥 다른 납품처를 찾으면 된다.

이 때문에 타이어 업체들은 제조업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타이어는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이 18%에 달한다. 국내 대표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 이익률(7%)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또 메이커들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타이어 업체들과 폭넓게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부품 수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메이커들은 여러 곳의 타이어 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 소위 '말 잘듣는' 타이어 업체들과만 거래를 할 수 없는 이유다. 글로벌 수준의 제품력을 갖춘 타이어업체라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화장품 제조자 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타이어 업체들이 떠오른다. 코스맥스는 최근 수년간 해외 생산 기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미국 등 현재 해외 생산 기지만 3곳이나 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상해와 광저우 두 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공장 증설을 위해 수 백억 원을 투입했다. 인도네시아와 미국 공장은 코스맥스의 미래 먹거리다. 최근 2년 새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와 세계 최대 시장이 형성된 미국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코스맥스는 이미 세계 1위 화장품 업체인 프랑스 로레알그룹 등 해외 30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영업력에 있어서 여전히 약자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현지화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글로벌 기업이 직접 찾아올 정도로 제품의 경쟁력은 이미 입증됐다. 이제는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더 나아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새로운 도전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코스맥스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베스트셀러 화장품 제품들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코스맥스가 낯설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스스로 조연의 틀에 갖혀있지 않고 신스틸러가 되기 위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코스맥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9.2%다. 제조업 기준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20~30% 대 이익률을 자랑하는 화장품 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하지만 코스맥스가 한국타이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 국산 타이어 제품이 유럽 프리미엄 세단에 채택될지 누가 알았겠나. 코스맥스 역시 때로는 진득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빛나는 조연 코스맥스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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