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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업회사, 나스닥행 가능성 '사실상 제로' [삼성·엘리엇 2라운드]미국 증권법 규제 노출…해외 투자자 리스크 등 고려가치 없어

신민규 기자공개 2016-10-10 15:11:5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제안한 내용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애초 삼성이 원했던 시나리오였던데다 삼성전자 자사주 지분을 활용하면 전혀 불가능하진 않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지분 추가 취득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아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향배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양측 모두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미국 나스닥과 한국거래소에 동시 상장하는 방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에 공감했다. 주식예탁증서(DR) 개념이 아닌 원주 자체를 상장하면 미국 증권법 규제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뿐더러 차익거래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검토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엘리엇 계열의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공개 서신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사업회사를 미국 나스닥과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도록 요구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인적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자체는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주회사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13.3%를 확보한 뒤 삼성물산과 합병을 통해 추가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늘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규제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반면 추가적인 지분 매입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해 자금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벌써부터 기대감만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치를 찍는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많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적분할이 성사되더라도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모두 부정적이었다. 특히 DR 개념이 아닌 원주를 상장하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득될 게 하나도 없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일차적으로 미국 증권법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상장 비용을 떠나서 국내와는 차원이 다른 규제와 투자자들의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과 다름 없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우 자금 확보를 이유로 해외 상장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그럴 이유가 없는 삼성전자가 미국을 택하는 것은 자폭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과거 유럽증시에 주식예탁증서(GDR)를 상장한 바 있다. 유럽증시 5곳에서 GDR 거래량은 평균 6만~7만 주 안팎으로 국내 원주 1주당 0.5주 가치를 감안하면 하루 거래량이 1000억 원에 못 미친다. 이마저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R이 아닌 원주를 해외에 상장할 경우 차익거래 투자자들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펀드들이 주식예탁증서를 편입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며 "삼성전자가 원주를 나스닥과 국내에 동시 상장하면 아비트라지 거래를 구사하는 매니저들의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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