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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벤처스, 블랙엔젤 '오명' 벗었다 스타트업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어려움-투자 관행 등 반영

신수아 기자/ 류 석 기자공개 2016-10-10 08:26:3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1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벤처스가 블랙엔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됐다. 팁스(TIPS) 자금 유용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기소된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더벤처스의 스타트업 기업가치 산정과 지분 취득은 팁스의 인센티브(incentive) 제도 상 적법한 법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에게 검찰이 제기했던 혐의는 총 3가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이다. 팁스 보조금을 명목으로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명목으로 5개 벤처기업으로부터 29억 원 상당의 지분을 받아 챙긴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 검찰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쉽게 설명해 검찰은 투자사가 투자금에 해당하는 지분만을 받아야하지만, 팁스 보조금을 자신의 투자 금액에 포함시켜 과다하게 편취했다는 것이 요지다. 팁스란 팁스 프로그램 운용사가 역량있는 기술 스타트업을 추천하고, 1억 원을 투자하면 중소기업청이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최대 9억 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때 모든 추천 스타트업이 R&D 자금을 받을 수 없다. 일정한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가 결정되고, 운용사의 추천 업체 중 약 70%-80% 가량이 실제 R&D 자금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더벤처스 등의 운영사에 권한과 임무에 비추어 봤을때, 운영사가 창업팀을 모집·발굴하여 투자계약 체결하고, 해당 창업팀을 팁스 지원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추천하는 일련의 행위는 운영사로서의 지위 나 직무범위에 속하는 정당한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더벤처스가 반드시 팁스에 선정될 것을 확약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팁스 선정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의미다.

즉 △팁스 지원대상에 반드시 선정될 것을 보장하면서 지분을 이전받은 경우 △관계 공무원이나 심사 담당자 등에게 금품·향응 등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부정한 방법을 내세워 청탁을 하겠다는 취지로 지분을 이전받은 경우 △관련 제도가 예정한 공정한 판단에 따른 추천이 아닌 개인적인 친분관계 등을 이용하여 청탁을 하는 명목으로 지분을 이전받은 경우 이는 알선 행위지만, 더벤처스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다는 의미다.

또한 더벤처스가 팁스를 피투자 스타트업의 기업가치에 유리하게 사용했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꼽혔다. 검찰은 더벤처스가 피투자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낮게 책정해 과도한 지분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즉 팁스의 연구개발 자금을 투자사 지분 취득의 지렛대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초기 스타트업 기업의 객관적이고 정당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다"며 검찰이 제시한 각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자본금 외 유무형의 멘토링 지원 등이 반영되었으며 이에 대한 합의가 투자 당시 고려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팁스의 가이드라인상 운용사는 스타트업에 향후 유무형의 지원 서비스를 고려해 지분을 획득하도 하고 있다. 즉 이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자하는 팁스의 목적을 위해 제도적으로 허용되는 일종의 '인센티브'라는 의미다.

이어 "더벤처스와 각 창업팀들 사이 투자계약 무렵 주고받은 이메일 중 'TIPS 조건부'등 표현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더벤처스가 팁스 지원금을 자사 투자금에 포함시켜 창업팀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더벤처스를 통해 이루어진 투자 활동에 대한 모든 혐의를 벗게 됐다. 더벤처스는 호 대표의 검찰 기소 이후 멈췄던 스타트업 투자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다만 검찰의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호대표는 "이번 재판이 선진 기술창업투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팁스제도가 올바르게 평가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무죄 선고는 의미가 크다"며 "무죄 판결로 위축되었던 투자가 활성화 되고, 벤처생태계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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