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 매각, 높은 가격·낮은 시너지로 협상 결렬 "자동차금융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2014년 매각과 비슷한 흐름
안경주 기자공개 2016-10-13 10:13:4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3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산업이 아주캐피탈 매각을 철회한 것은 매각가격을 놓고 인수후보자들과 의견차가 컸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대략 4000억 원대를 적정가격으로 보았으나 아주산업 측은 5000억 원을 고집하면서 결국 매각을 철회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아주캐피탈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낮다고 판단, 인수후보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전환했던 것으로 보인다.아주산업 관계자는 12일 "본입찰 참여자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적합한 입찰자가 없어 아주캐피탈 매각을 최종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자동차·기업·개인금융 안정적 영업기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등의 부분에서 아주캐피탈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일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주캐피탈 본입찰에는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사모투자펀드(PEF)인 올림푸스캐피탈만 참여했다. 당초 실사에 미래에셋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 등이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 철회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관측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마땅한 인수후보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본입찰에 참여했던 아프로서비스그룹도 애초 인수보다 스터디 차원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철회의 주요 원인으로 높은 매각가격과 낮은 시너지가 꼽힌다. 특히 5000억 원대 수준의 매각가격이 너무 과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주캐피탈의 6월말 기준 자산규모는 5조6217억 원이다.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에 이어 산업계 캐피탈에서 3위 규모다. 일단 자산규모가 큰 데다 신용등급도 'A+. 부정적' 등급이라 경쟁업체인 은행계 캐피탈보다 취약하다는 평가다. 본질적인 이익창출능력이 저하돼 있다는 점도 원매자들의 우려를 샀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조달비용과 관리비용 등이 수익구조에서 약점이 되고 있다"며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자금조달이 수월하지 않아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들이 원매자들에게 인수 시너지 확신을 주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며 "일부에서는 덩치가 너무 큰 점도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풍부한 자본력으로 유력 인수후보였던 미래에셋캐피탈이 아주캐피탈 매각 본입찰에 불참했던 것도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아주캐피탈 주력사업인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오히려 본입찰에 참여한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올림푸스캐피탈은 사업적인 부분에서 시너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의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른 캐피탈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아주산업에서 원하는 매각가격이 높고,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인수후보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면서 매각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철회는 지난 2014년 매각시도 때와 비슷하다. 당시 유력후보였던 J트러스트는 5000억 원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4000억 원대로 가격을 낮추면서 협상이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부문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가격만 맞으면 충분히 인수 의지를 보였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격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매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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