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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확실한 '대우' 지우기 홍 사장 사의로 융합 가속화…박 회장 인물들, 통합 증권사 요직에

이승우 기자공개 2016-10-18 10:52:1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3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와의 합병을 목전에 두고 '대우' 이미지 지우기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있다. 옛 대우증권 조직과 인력을 이미 종로 미래에셋증권 건물로 순차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가운데 통합 증권사의 요직을 미래에셋 출신으로 채우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미래에셋의 인수후합병(PMI: 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홍성국 사장 사의, 미래에셋과 융합 가속도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당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한 게 바로 자존심 강한 대우증권 직원들이 오너 중심의 미래에셋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였다. 하지만 대우증권 임직원들 스스로 새로운 기업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하면서 예상됐던 대규모 인력 이탈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홍성국 사장이 든든한 맏형이 돼줬다. 이런 홍 사장을 박현주 회장이 직접 챙기면서 새식구들이 가질 수 있는 반감을 최대한 완화시켜 줬다.

하지만 홍 사장이 갑자기 사의 포명을 하면서 대우증권 직원들이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물론 대우증권 출신의 마득락 부사장이 통합 증권사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기는 하지만 홍 사장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통합 미래에셋을 총괄하게 될 최현만 수석 부회장과 현 미래에셋증권 조웅기 대표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게 되면서 대우증권 직원들의 존재감이 미미해질 수 있다. 두 조직간의 융합을 바라는 미래에셋으로서는 의도했던 바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 사장의 사의 표명은 자의도 있겠지만 타의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후자라면 결과적으로 기업 M&A의 최종 단계인 조직 융합을 위한 과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의 사의 표명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들이 대우증권 출신 직원들의 상실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미래에셋 측은 조심스럽다. 미래에셋 측은 홍 사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박 회장이 수차례 만류했다고 설명하지만 일부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4월 미래에셋생명에서 최현만 수석 부회장이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래에셋 인력 중심의 구조 개편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미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 사장에게 배지를 직접 달아주며 손수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액션을 취한 건 대우증권 직원들의 이탈을 걱정해서였기 때문인 것 같다"며 "대우증권 직원들의 반감이 어느 정도 누그러 지면서 예상대로 통합 증권사를 위한 PMI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옛 대우증권빌딩 미래에셋생명이 차지, 해외법인 '대우' 사명 제거

지난 며칠 사이 핵심 조직과 인력 재편이 마무리 됐지만 직원간 통합은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대우증권 일부 조직과 인력이 센터원 빌딩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산 부문을 제외하고 기존 대우증권의 조직과 인력을 연내 센터원 빌딩으로 완전히 옮긴다는 계획이다. 대우증권이 사용하던 건물에는 미래에셋생명이 들어오면서 대우 이미지는 완전히 지워지게 된다.

통합을 앞두고 대우 이미지 지우기는 해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명에서 '대우'라는 명칭을 빼기로 한 것. 최근 미래에셋대우 통합추진위원회에서는 합병 이후 양 사의 해외법인에서 대우 사명을 빼는 방안을 확정했다. 글로벌 경영의 중심에 있었던 대우증권 해외법인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현지법인은 홍콩과 뉴욕, 런던, 인도네시아, 북경, 싱가포르, 몽골 등 총 8개다. 해외 사무소는 중국 상해와 베트남 호치민 등 총 2곳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통합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사명에서도 '대우'라는 명칭이 빠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수년내 이같은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운용 중심으로 커 왔던 미래에셋그룹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증권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대우증권 문화를 미래에셋이 완전히 흡수하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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