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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테인먼트의 티몬 투자, 알고보니 '대출' 성격 사업회사에 액면가 788배에 전환 가능한 CB로 투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6-10-25 08:56: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9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티켓몬스터에 사실상 대출 성격의 투자를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구조 자체가 다른 투자자들과는 달리 티켓몬스터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던 데다, 전환가액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어 전환권 행사가 이뤄지기 쉽지 않아서다.

티켓몬스터는 지난 4월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미화 4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고 밝혔다. 티켓몬스터는 빠듯한 운영 자금을 충당하고, NHN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전자결제 서비스 '페이코'의 사용자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이뤄진 거래였다. 티켓몬스터 측은 당시 미화 투자금이 티켓몬스터를 지배하는 미국 소재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들어가 NHN엔터테인먼트가 2.6%의 지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실상은 달랐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재무적투자자(FI)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과는 달리 사업회사(티켓몬스터) 법인에 자금을 투입했고, 그마저도 보통주나 우선주 지분이 아닌 주식 전환이 가능한 CB를 인수하는 형태였다. 투자금도 미화가 아닌 우리돈으로 457억 1306만 6667원이 집행됐다.

티켓몬스터는 그간 보통주나 우선주를 발행해 자본을 조달해 왔으며, CB를 발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자본조달을 위한 증권 발행 주체도 창업 초기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소액을 투자받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별도의 지배 법인을 뒀다. 출처가 서로 다른 자금을 한 데 묶어 일괄로 사업회사에 보통주 자본으로 투자하는 형태다. 하지만 사업회사 CB를 직접 인수한 NHN엔터테인먼트는 다른 투자자들과 투자 목적은 물론 추후 회수 전략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NHN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티켓몬스터 사모 CB는 액면가 1만 원짜리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하다. 전환권 행사시 주당 발행가액은 788만 원으로 액면가 대비 788배나 할증 발행이 이뤄지게 된다. 티켓몬스터 보통주를 주당 788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지분 100%의 가치는 4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앵커-KKR 컨소시엄이 책정한 8600억 원이나, NHN엔터테인먼트가 책정한 15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에 비해 턱없이 높다.

통상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 전환가액을 시가 대비 현저히 높게 책정하는 것은 주식 전환보다는 원리금 상환을 염두에 둔 것일 경우가 많다. 특히나 비상장 주식이거나 단기간 내에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CB의 경우 더욱 그렇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NHN엔터테인먼트와 티켓몬스터는 "CB 발행 이후 전환가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가 발행될 경우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다"는 옵션을 걸긴 했다. 티켓몬스터 사업회사의 기업가치를 4조 4000억 원 또는 그 이상으로 책정하는 투자가 나타날 경우 전환가액이 그대로 유지되며, 그보다 낮을 경우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진다. 두 가지 상황 모두 티켓몬스터가 신규 투자자 유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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