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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하나로마트, '직라인 결제' 편법 리베이트 논란 결제승인대행업계, 반발...금융당국에 여전법 위반 유권해석 요청 검토

안경주 기자공개 2016-10-28 09:13:4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1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베이트를 편법으로 제공하기 위한 카드사와 농협 하나로마트의 꼼수다."

결제대행 시장이 시끄럽다. 카드사와 농협 하나로마트가 새로운 모델의 '직라인 카드결제망' 구축을 추진하자 부가가치통신망(VAN·Value Added Network, 이하 밴)업계가 법으로 금지된 리베이트 '편법 적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직라인 카드결제망은 밴사가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기존의 카드결제시스템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비용을 줄여 그 차액만큼 하나로마트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 때문에 밴업계는 하나로마트가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 받는 방식으로 편법 리베이트를 챙길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 하나로마트는 카드사와 직라인 카드결제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결제망 구축과 운영은 금융결제원이 맡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위농협별 하나로마트의 전산시스템이 노후화된 데다 농협중앙회에서 전국의 하나로마트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직라인 카드결제망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라인 카드결제망은 결제대행업체인 밴사를 배제하고 가맹점(하나로마트)과 카드사를 직접 연결하는 결제시스템이다. 직라인 결제망이 아닌 통상적인 카드결제에선 밴사가 카드사와 가맹점을 중개하면서 결제 승인을 대행해주고 있다. 카드사가 모든 가맹점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밴사에 중개료(밴수수료)를 지급하고 업무를 맡긴 것이다.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케이에스넷(KSNET), 스마트로, KIS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인 밴 사업자다.

결제 프로세스
다만 이번에 하나로마트가 구축하려는 직라인 카드결제망은 기존의 결제시스템과 다르다. 카드사와 직접 결제라인(전용선)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밴사를 운영사로 두고, 밴사와 카드사간 결제라인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하나로마트가 직라인 카드결제망을 모든 카드사와 새롭게 만들 경우, 이를 통합관리 해야 하는데 이 역할을 운영 밴사에 맡겼다.

밴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직라인 카드결제망처럼 보이지만 밴사를 통한 결제승인 프로세스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나로마트가 직라인 카드결제망 구축에 나선 것은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라인 카드결제망을 사용하면 카드사는 밴수수료를 주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해 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카드결제에 따른 밴수수료를 해당 밴사에 주지 않는 대신 가맹점 수수료를 깎아주는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직라인 카드결제망 운영을 맡은 밴사는 하나로마트로부터 운영비를 받지만, 수수료가 감소한다. 결국 밴사들은 기존과 똑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나로마트의 이런 움직임에 밴협회와 대다수 밴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우회적으로 제3자간(하나로마트-카드사) 공모를 통해 정당한 밴수수료를 낮추고 하나로마트에 리베이트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금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놓은 상황이다.

밴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직라인 카드결제망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이번 건은 밴사의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카드사로부터 따로 혜택을 받으려는 꼼수"라며 "대형 가맹점에 확산되면 밴사의 수익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카드사와 하나로마트가 직라인 카드결제망을 만들고, 가맹점 수수료를 싸게 하는 대신 밴사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지 말고, 하나로마트에서 운영비(용역비)를 받는 방식으로 구조를 짰다"며 "3자간 리베이트를 주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밴업계의 반발로 하나로마트의 직라인 카드결제망 구축 사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나온 이후 사업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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