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리-예스코의 미심쩍은 CB 거래 주가 대비 높은 전환가에 전환권 행사…상식 벗어난 이례적 거래
김병윤 기자공개 2016-11-07 09:56:1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3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기업 완리가 발행한 CB의 전환 과정에서 상식 밖의 거래가 포착돼 시장의 의구심이 일고 있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전환권이 행사된 것.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단 한번도 사례가 없었던 이해하기 힘든 딜(deal)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모 딜인 관계로 정확한 내막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투자자와 발행사 간 모종의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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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리는 지난달 17일 사모 CB 중 250억 원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됐다고 공시했다. 전환권 행사에 따른 전환주식 수는 1241만 9262주다.
완리는 올 5월 500억 원어치 사모 CB를 발행했다. 투자자는 신한BNPP MAIN 사모증권 투자신탁 제2호의 신탁업자(400억 원)와 예스코(100억 원)다. 해당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2875원이다. 완리는 발행 다음날 전환가액을 2013원으로 조정했다.
이번 전환권 행사에는 몇 가지 의아한 점이 발견된다. 먼저 전환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었는지다. 최근 완리 주가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올 5월 들어 2000원 선이 무너졌고, 최근에는 1100원대를 기록 중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안정적인 채권의 쿠폰 수익을 마다하고 주식을 취득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향후 성장성을 감안해 주식으로 전환했다고 하더라도, 시가보다 비싸게 주식을 매입한 점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전환권이 행사된 지난달 17일 완리의 종가는 1435원이다. 조정된 전환가액의 71.3% 수준이다. 즉, 투자자는 시세보다 비싸게 완리의 주식을 취득한 셈이다.
이번 CB의 전환을 두고 투자은행(IB) 관계자들 역시 '난해한 딜'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높음에도 전환권이 행사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손해를 보면서 전환권을 행사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CB투자자와 업체 간 합의된 내용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모 방식이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딜을 회사 경영과 관련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경영에 중대한 사안이 생긴 탓에 전환권이 행사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발행액 중 절반만 전환된 것도 의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뤠이비아오 완리 대표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어기면서 시장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이번 CB 전환 역시 상식에서 벗어나는 경우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관계자는 "전환권 행사는 펀드 투자자의 결정이고, 사모로 발행된 탓에 자세한 내막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스코 역시 비슷한 이유로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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