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10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생결합증권 조달 자금을 고유자금과 구분 관리하는 금융감독당국의 개정안 시안은 "수용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자기신탁을 통한 자금 관리와 달리 별 다른 운용 제약이 없고, 운용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리도 없다는 것이다.금융감독당국이 애초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의 대책으로 유력하게 고려해왔던 건 '자기신탁을 통한 조달 자금 관리'였다. 고유계정 등 여러 계정에 흩어져 있는 ELS 발행대금을 신탁계정, 그 중 자기신탁 항목이라는 특정 계정 한 곳으로 모으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크게 반발해왔다. 헤지 운용에 대한 운신의 폭이 지나치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방안이라는 주장이었다. 레버리지와 장외파생상품 거래 등 기존 ELS 운용에서 수반되는 기본적인 거래들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운용 수익률 역시 당연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ELS 시장 자체를 고사시킬 수 있는 대책이라는 의견을 수 차례 피력돼왔다"며 "당국과 업계 간 의견 차가 꽤 컸는데, 금융감독당국이 업계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 시안의 핵심은 ELS, DLS, ELB, DLB 등 상품별로 조달한 자금을 각각 따로 관리하고, 현금과 차입금 등 여타 헤지자산 역시 별도의 북(Book) 등을 활용해 고유재산과 분류해 관리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 내역을 주기적으로 파생상품 업무보고서를 통해 보고해야 한다.
이미 금융감독당국은 파생결합증권 조달자금을 증권사 고유재산과 구분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시행예고한 바 있다. 이번 시안은 기존 개정안 내용을 다소 강화한 수준이며 이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정도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헤지자산과 고유자산을 분류해 관리하는 방안을 따르면 기존 운용 방식 자체에 제약이 생기는 자기신탁 도입과 달리 운용 패턴을 크게 바꿀 필요가 없다. 절차 상의 번거로움이 생기는 것은 맞지만 그 역시 대수로운 문제는 아니다.
ELS 발행사들은 이미 운용 내역을 관리하는 별도의 전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파생상품 업무보고서를 통한 보고 역시 지난 수 년 간 해왔던 일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분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기존의 시스템을 보다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며 "이에 필요한 비용은 사내에서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헤지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시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금융감독당국은 신평사 평가기준 장기신용등급 A, 국제 신평사 평가기준 장기신용등급 BBB 등을 원칙적으로 편입 가능한 채권의 신용등급으로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대다수 증권사들은 채권 편입에 대한 자체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BBB급 이하의 채권을 편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다만 운용을 비교적 공격적으로 하는 몇몇 증권사들의 경우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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