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테라세미콘CB로 일거양득 4년 전 사업협력 차원 투자, 수주 증가·합병추진 등으로 지분가치↑
장소희 기자공개 2016-11-14 08:18:2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과거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를 위해 투자했던 테라세미콘 전환사채(CB)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9월 이 CB의 전환권을 행사하며 중국발 수주 호재를 이어가고 있는 테라세미콘의 2대 주주로 등극한데 이어 원익IPS와의 합병 추진으로 지분 가치는 더 상승세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26일 보유하고 있던 테라세미콘 CB의 전환권을 행사해 보통주를 보유하게 됐다. 전환된 주식은 총 128만5858주로 지분율 11.38%에 해당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원익홀딩스(12.98%)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 3월 테라세미콘이 발행한 CB 전량을 인수했다. 295억 원 어치였다. 앞서 2011년 11월 테라세미콘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4개월만에 이뤄진 첫 대규모 자본유치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테라세미콘은 이미 디스플레이 장비로 오랜 기간 협력해 온 관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를 외국산이 아닌 국내업체를 통해 납품받기 위해 테라세미콘과 같은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테라세미콘은 LCD 산화물 양산 장비 등을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며 현재까지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CB 투자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성장 재원을 마련해준 것이다. 테라세미콘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던 CB의 만기일인 2017년 2월을 5개월 여 앞두고 전환을 청구한 경우다. 그 밖의 다른 장비업체들은 회사의 사정에 따라서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이어가는 등 각기 다른 방법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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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상 필요에 의한 투자였지만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테라세미콘 투자는 의외의 소득을 안겨줬다는 평가다. 우선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테라세미콘은 최근 OLED 시장이 개화하며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어 과거 대비 기업 가치가 상승 추세다. 주가도 3년 전 1만 원대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상승해 최근 52주 최고가가 3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9월 전환한 CB의 전환가액도 2만2932원이었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원익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원익홀딩스는 자회사인 테라세미콘의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하는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적용을 받게 돼 또 다른 자회사인 원익IPS와 합병을 추진했다.
덕분에 삼성디스플레이는 CB의 전환권 청구를 보다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당시 주가(9월 26일 종가 기준 2만4850원)보다 낮은 금액(2만2932원)으로 테라세미콘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합병안을 안건으로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그야말로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원익그룹이 추후 합병을 재추진할 경우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총에서 키를 쥔 주주 역할을 할 수 있고 원익홀딩스가 합병을 재추진 하지 않고 잔여 지분(7% 가량) 매입에 나설 경우 매각 협상에 나설 1순위 대상자가 삼성디스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테라세미콘과는 다른 몇몇의 장비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사업적으로 협력해왔고 당시 투자한 자금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전환권 행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협력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지원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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