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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형사 차별화, '언더라이터' NH, '브로커' KTB [대체투자 돋보기]②자본력 클수록 총액인수 여력 확대…셀다운 불확실성은 부담 요인

민경문 기자공개 2016-11-28 15:14:0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대체투자가 실질적인 자금 투입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운용사가 가지지 못한 증권사의 언더라이팅(underwriting) 기능은 대체투자 영역에서 최적의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형 증권사는 '선 총액인수, 후 셀다운(sell-down)' 방식을 통해 거래 성사률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이 총액인수 전략의 대표적 모델로 꼽힌다. 전통 IB 영역에서 '톱' 지위를 누려온 NH투자증권은 대체투자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에만 4건의 항공기금융 딜을 성사시킬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4조 5000억 원이 넘는 자본 규모가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성사됐던 NH투자증권의 항공기금융은 모두 총액인수 계약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잠정적으로 물량을 떠안기로 계약을 맺은 이후 투자자 확보를 위한 셀다운 작업에 돌입하는 구조다. NH투자증권의 LOC(투자 확약)는 딜 클로징을 수월하게 만든다. 당연히 수수료는 단순 모집주선을 통해 받는 수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첫 딜로 주목받았던 올해 초 에미레이트항공의 B777-300ER 1기 도입 거래부터 유효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에서 중·후순위 자금 조달을 맡았다. 일부 지분(equity) 투자분을 제외한 6500만 달러 대부분을 총액 인수했다. 미래에셋대우 등 여타 대형 경쟁사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훨씬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다운의 불확실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딜 클로징 이후 투자자 모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NH투자증권이 해당 물량을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당장 수수료 수입이 들어오는 만큼 장부상 떨어내지 못한 물량에 대해선 책임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문제가 되더라도 NH투자증권의 충분한 자본력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버퍼가 된다.

NH투자증권과 대비를 이루는 하우스가 KTB투자증권이다. 중소형 증권사로서 자기자본은 4430억 원(9월 말 기준)에 불과하지만 항공기금융에서의 경쟁력을 차별화되고 있다. 주요 인력 대부분은 올 들어 교보증권에서 통째로 영입됐다. 이들이 과거 하이투자증권 재직 때부터 성사시킨 항공기금융 딜만 7곳에 달한다.

KTB투자증권은 섣불리 총액인수에 도전하지 않는다. 어쩌면 '할 수 없다'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투자자 모집 실패 등 사고 발생 시 회사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 적은 자기자본의 한계다. 대신 사전에 투자자 모집을 완료하는 '브로커리지' 역할에 집중한다. 일단 딜이 성사되면 향후 문제가 될 일도 없다. KTB투자증권의 첫 항공기 딜도 이렇게 시작됐다.

에어버스사의 A330-300 1기를 매입하기 위해 856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거래였다. 국내 최초로 중국계 리스사와의 거래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았다. 과거 딜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계 리스사가 카운터 파트너였다. 국내 투자자가 업사이드(upside) 대부분을 수취하는 구조라는 점 역시 기존 딜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총액인수에 나설 수 없는 만큼 거래 성사에 걸리는 시간은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자기자본이 7404억 원에 불과한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2월 1조 2000억 원 규모의 항공기금융을 시도했으나 끝내 딜은 성사되지 못했다. A-380 항공기를 한 번에 4대나 투자하는 역대급 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투자자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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