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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국내 부동산 한계 직면…해외 실물 러시 [대체투자 돋보기]④올해만 빌딩 3곳 사들여…무리한 총액인수 영업 우려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6-11-28 10:42:23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은 자타공인 국내 부동산금융 최강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담보대출확약 잔액은 무려 2조 3000억 원이 넘는다. 전체 수익 가운데 약 50%를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기업금융 부문에서 내고 있다. 자기자본수익률(ROE)은 15% 대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이다.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는 타 증권사와 차별화의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메리츠증권의 활동 반경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미분양담보대출 확약을 둘러싸고 공격적인 영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대규모 미분양으로 대출을 집행해야 했던 '평창스카이 테라하우스' 사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고 전통 IB 영역에서 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올 들어 주식자본시장(ECM) 실적은 에프티이앤이의 50억 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 것이 전부다. 부채자본시장(DCM)의 경우 6535억 원어치를 주관해 국내 증권사 중 22위를 달리고 있다. 수요예측이 동반되는 일반 회사채는 없고 캐피탈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참여하는 정도였다.

올해부터 메리츠증권이 해외 대체투자를 전면 개시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7월 시애틀 랜드마크인 세이프코 플라자를 기관투자가들과 4400억 원에 인수했으며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도 사들였다. 10월에는 키움증권 등과 함께 독일 도이치텔레콤 본사 사옥을 공동 인수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메자닌 없이 선순위 대출과 에퀴티(equity)로만 이뤄지는 구조다. 메리츠증권은 직접 투자하기보다 총액인수를 통한 셀다운(sell-down)에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자금 투입 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해 왔다. 세 개의 부동산 딜 모두 작년 초 신영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합류한 함형태 전무(투자금융사업본부장)가 이끌었다.

항공기금융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무산 위기에 놓였던 1조 원 규모의 항공기펀드를 되살린 주인공이 메리츠증권이었다. 김경성 상무(자본시장본부장) 주도 하에 2300억 원 규모의 총액인수 거래가 승인됐고 현재 국내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셀다운 작업이 진행중이다. 첫 항공기금융이었지만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대체투자 초보'로서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당장의 수익을 내기 위해 딜 성사에만 급급하다보니 거래 가격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하나의 컨트롤타워에서 대체투자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본부간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메리츠 특유의 시스템 또한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국내 부동산 사업에서도 공통적으로 논란이 돼 왔던 부분이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해외 부동산 딜에서 일부 셀다운이 늦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 원 규모의 항공기 펀드 역시 2300억 원의 총액인수 물량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딜의 경우 기관투자가 한 곳의 담당자 교체 문제가 있었을 뿐 셀다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최근 메리츠캐피탈 인수로 자기자본이 2조 2000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대체투자 여력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해외 대체투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으로 보면 된다"며 "그렇다고 국내 부동산 사업을 섣불리 접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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